비바람에도 줄 선 보따리상은 옛 모습…매출급락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해외 단체관광을 중단하고 개별 여행 자제를 권고하자 국내 면세점이 직격탄을 맞았다. 29일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입구엔 관광객을 보기 힘들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롯데면세점은 국내 전 지점 직원을 대상으로 1∼2개월의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우한 폐렴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 안전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임산부 및 만성질환 직원들을 대상을 무급 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조치를 명동본점, 월드타워점, 제주점 등 국내 9개 모든 지점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또 중국 방문 직원이 귀국하면 주간 휴가 조치 후 관찰을 진행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 비상대책위원회는 전 직원에 대한 1일 발열 체크를 의무화하고 발열 직원의 경우 조기 귀가 및 의료기관 진료를 시행하도록 했다.
또 매장 및 인도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매장 및 인도장 주 2회 소독 실시, 손 소독제 매장 내 비치(안내 데스크 및 계산대 등), 고객 마스크 지급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제주에서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라면세점도 상시 안전 및 감염 예방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춘제 기간에 보따리상들도 고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요즘이 비수기에 해당해 손님들이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손님이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 앞에는 비바람이 불어도 보따리상(따이공) 수백명이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서 영업 시작을 기다리는 풍경이 매일 연출됐지만 요즘은 고작 20∼30명만 보이는게 전부다.
영업을 시작해도 매장에 손님이 많지 않아 마치 텅 빈 모습과 같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26∼29일 매출액이 설 연휴가 시작하기 전인 20∼23일 나흘간과 비교하면 60% 안팎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 면세점들은 보따리상의 방문으로 지난해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보따리상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지난해 1조200억원가량의 매출을 거두며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 역시 지난해 개점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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