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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교민 진천 수용에 인근 공공기관 “이틀간 휴가 허용”

우한교민 진천 수용에 인근 공공기관 “이틀간 휴가 허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01-30 10:50
업데이트 2020-01-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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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평가원·교육개발원, 직원에 30~31일 공가 허용

수용시설, 양 기관과 200m거리
“신종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 위해”
당초 천안 공무원연수원에서 주민 반발로
진천·아산 공무원연수시설로 변경
주민들 밤샘 농성…농기계로 입구 막아
경찰, 농성 농기계 다빼고 수용 준비완료
양승조 충남지사 “정치적 고려 전혀 없다”
30~31일 우한교민 700명 전세기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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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인력개발원서 대기 중인 경찰들
국가공무원인력개발원서 대기 중인 경찰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의 확산으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들을 수용할 충북 진천군 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서 경찰기동대가 대기하고 있다. 이곳에는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진천 주민들이 밤샘 농성 중이다. 2020.1.30 연합뉴스
정부가 중국에서 집단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을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의 공무원 교육시설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한 가운데 수용시설 인근 공공기관들이 직원들에게 이틀간 공가를 허용했다.

30일 진천군에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교육개발원은 30∼31일 이틀간 직원들에게 공가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사내 게시판과 직원 메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1월 30∼31 양일간 부서장 및 실소장을 제외한 직원들의 경우에는 자율적으로 공가 사용이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우한 귀국자들의 임시생활시설 가운데 한 곳인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양 기관과 200m가량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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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원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자국민을 태우고 일본으로 송환한 정부 전세기가 29일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2020.1.29  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원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자국민을 태우고 일본으로 송환한 정부 전세기가 29일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2020.1.29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미국 시민을 실은 전세기가 29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마치 공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우한에서 미국 시민을 실은 전세기가 29일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마치 공군 기지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가는 병가 이외의 원인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에게 허가하는 휴가제도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인 양 기관은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이 진천에 수용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직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공가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전날 우한 귀국 국민 임시생활시설로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2곳을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우한교민들에 대한 수용은 지난 28일 충남 천안에 있는 공무원 연수원인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으로 갈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지역 주민 등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진천·아산으로 발표했고 정부 발표 후 진천 주민들은 밤새 우한 교민 수용 반대 농성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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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점거했던 농기계 철거
도로점거했던 농기계 철거 30일 오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들이 수용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 도로에서 주민들이 막아 놓은 농기계를 경찰관들이 이동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귀국하는 교민들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의 공무원인재개발원에 나눠 격리 수용될 예정이다. 2020.1.3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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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교민 격리 수용지 반대”...경찰과 대치하는 주민
“우한 교민 격리 수용지 반대”...경찰과 대치하는 주민 30일 오전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경찰과 주민들이 대치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중국 우한 교민 격리 수용지 제고를 요구하며 농기계로 도로를 막는 등 반발하고 있다. 2020.1.30 연합뉴스
이들은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해 수용 예정 시설인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를 가로막았던 농기계를 모두 밖으로 빼내고 의경을 배치하는 등 교민 수용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언론에 “국민 불안을 고려해 최대한 도심에서 떨어진 곳을 수용 시설로 정했고 정했다”면서 “시간이 너무 촉박해 지역 주민과 협의할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질병 관리 차원에서 우한 교민들을 한 곳에 수용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주민 반발을 고려했을 때 특정 지역 한 곳에 수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러한 정부 결정에 대해 “인재개발원은 충북 혁신도시 한복판에 있고 이미 3만명이 넘는 인구와 9개 초·중·고교가 밀집한 지역으로 전염병의 주민 전파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임시 생활시설로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므로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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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찢어진 복지부 차관
옷 찢어진 복지부 차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밤 우한 교민들이 수용될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을 찾았다가 이에 반발한 주민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정부는 이날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2곳에 우한에서 귀국을 희망하는 한국인 720명을 분산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1.29/뉴스1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전날 임시 생활시설이 전날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등에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으로 바뀐 데에 대해 “정치적인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변경된 이유를 취재진의 질문에는 자세히 답하지 못했다.

정치적 배경 논란이 일어난 이유는 당초 예정지로 검토됐던 천안의 경우 세 지역구가 모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반면 진천·아산의 경우 모두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지역구인 점이 의심을 샀다.

정부는 30∼31일 전세기로 귀국하는 우한지역 교민 약 700명이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이들을 두 곳으로 나눠 이동시킨 뒤 수용할 예정이다.

전세기에는 37.5도 이상 발열과 구토·기침·인후통·호흡 곤란 등 의심 증상자는 탑승할 수 없다. 중국 국적자는 중국 정부 방침에 따라 우리 국민의 가족이라도 탑승할 수 없다.

귀국자들은 공항에서 증상여부 검사 후 증상이 없는 경우 14일 동안 임시생활시설에서 지내게 된다. 가급적 상호접촉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고, 개인공간을 벗어날 경우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게 할 방침이다. 입소 기간에 외부 출입 및 면회는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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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이 확산되는 27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1.27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우한폐렴이 확산되는 27일 서울역에서 귀경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1.27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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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9일 중국 진안과 톈진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이 각양각색으로 대비한 채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산업용 보호 안경과 마스크를 쓴 여성.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9일 중국 진안과 톈진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여행객이 각양각색으로 대비한 채 들어서고 있다. 사진은 산업용 보호 안경과 마스크를 쓴 여성.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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