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체크] 낙태 허용해도 낙태율 상향 일시적… 美 합법화 후 16→ 29→15%

[팩트 체크] 낙태 허용해도 낙태율 상향 일시적… 美 합법화 후 16→ 29→15%

김정화 기자
입력 2019-04-11 23:54
수정 2019-04-12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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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중절… 출산 직전 낙태 땐 처벌
낙태때 부작용 경험 20% vs 안도감 99%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규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낙태죄 폐지를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주요 쟁점의 사실 관계를 따져봤다.

①낙태죄를 폐지하면 낙태율이 올라간다 → 대체로 사실 아님

2012년 헌재는 낙태죄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까지 허용하면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해외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미국은 ‘로 대 웨이드 판결’ 이후인 1973년 낙태를 합법화했는데 당시 16.3%였던 낙태율은 1980년 29.3%까지 높아졌다가 2014년 14.6%로 떨어졌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나영 집행위원장은 “합법화 직후에는 비율이 일시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이는 해야 할 사람들이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②출산 하루 전 아이를 꺼내 죽여도 처벌하지 않는다 → 사실 아님

일각에서는 “낙태를 허용하면 출산 직전에도 아이를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헌재는 이날 결정에서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임신 초기’를 ‘임신 22주 내외’라고 언급했다. 실제 인공임신중절은 비교적 초기에 이뤄진다.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을 경험한 여성 756명의 95.3%가 임신 12주 안에 임신중지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③낙태한 여성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 판단 유보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하면 우울증이 생기고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된다는 주장이 있다. 김길수 생명운동연합 대표는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 후 출혈, 요통, 복통 등 부작용을 경험한 사례가 많게는 약 20% 가까이 보고됐고 이들은 죄책감, 우울증 등 정신적 후유증까지 앓고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은 “2015년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99%가 임신중지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오히려 안도감을 가장 많이 느꼈다”면서 “수술 전후 사회가 여성들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강조했다.

④낙태죄 폐지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해친다 → 사실 아님

낙태죄 폐지 반대 측은 낙태를 강요하는 남성에게서 아이의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낙태죄는 일차적으로 부녀에게 형법상 책임을 묻는 법이기 때문에 낙태를 교사한 남편 등에 책임을 묻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또 협박, 폭행 등으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된 경우 현행법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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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04-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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