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도 없이 밤새 산불 잡았는데” 기간제 특수진화대의 한숨

“방독면도 없이 밤새 산불 잡았는데” 기간제 특수진화대의 한숨

신형철 기자
입력 2019-04-07 23:12
수정 2019-04-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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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월에만 채용… 열악한 ‘특수진화대’

평소 병해충 등 업무… 산불땐 즉각 투입
일당 10만원에 성과급·퇴직금조차 없어
저가 마스크만으로 버텨도 관심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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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산불 진압을 계기로 ‘언성 히어로’(이름 없는 영웅)로 떠오른 ‘산불재난 특수진화대’의 열악한 처우가 도마에 올랐다. 산림청과 소방청, 지방자치단체 등에 나누어져 있는 산불 진압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산림청은 산불 진압을 위해 특수진화대를 운영한다. 이들은 소방청의 경방(화재 진압) 대원과 같은 일을 한다. 하지만 소방관이 정규직인 것과 달리 특수진화대원은 매해 1~6월 6개월씩 일하는 기간제 노동자다. 이들은 계약기간 중 국유림관리소에서 근무하다가 산불이 나면 재난발생 지역에 투입된다. 특수진화대원들은 산불뿐 아니라 산사태, 병해충, 산림 훼손 등 산림과 관련한 대부분의 업무에 참여한다. 이번처럼 큰 산불이 나면 산속으로 들어가 진화 작업을 하는 ‘수색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된 노동에 비해 처우는 열악하다. 산림청은 2016년부터 특수진화대를 자체적으로 뽑기 시작했다. 현재 특수진화대는 총 330명으로, 전국 5개 지방청과 20여개 관리소에 소속돼 있다. 특수진화대원은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를 하며 일당 10만원을 받는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법정수당만 수령하고 별도의 성과급과 다른 수당은 없다. 월급은 200만원도 되지 않고 퇴직금도 없다.

이날 페이스북에서는 자신을 특수진화대원이라고 소개한 A씨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그는 “산속에서 밤새 산불을 끄는 건 비정규직인 산림청 특수진화대인데 언론에 나오는 건 대부분 정규직 소방관이더라”며 “소방관의 열악한 처우는 많이 알려졌지만 저희 산림청 계약직 노동자들은 훨씬 더 열악하다”고 주장했다. 소방관들은 방독면을 쓰고 화재 현장에 들어가지만 A씨는 본인이 직접 착용한 것이라며 검게 그을린 마스크 사진을 올렸다. 시중에서 1500원도 하지 않는 저가 제품이었다. 한 공무원은 “큰 산불이 나지 않으면 이런 문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산불 진압의 효율성을 위해 시스템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법에 따르면 국유림 화재는 산림청이, 사유림 화재는 지자체가 담당한다. 소방청은 산불과 관련한 권한이 없다. 이번 산불처럼 초대형 화재가 났을 때만 총출동해 진압을 돕는다. 소방청이 산림 화재에서 배제돼 있어 오히려 화재 감시에 구멍이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조성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지금도 업무가 과중한 소방청에 산불까지 맡으라고 하면 제대로 된 업무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부처 간 상시 공조체계를 구축해 거대 산불에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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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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