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전직 인사팀장 “본부장이 ‘권성동 청탁’이라며 명단 줬다”

강원랜드 전직 인사팀장 “본부장이 ‘권성동 청탁’이라며 명단 줬다”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1-26 18:06
업데이트 2018-11-2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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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권성동(왼쪽부터)·염동열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권성동(왼쪽부터)·염동열 의원. 연합뉴스
강원랜드 전직 인사팀장이 강원랜드 임원으로부터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채용 청탁을 전달받아 지원자 점수를 조작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앞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도 자신의 결심공판 때 권성동 의원이 직접 찾아와 청탁 명단을 줬다고 증언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이순형) 심리로 26일 열린 권 의원 공판에는 강원랜드 인사팀장으로 일했던 권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권 의원은 2012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강원랜드 인사팀장 등에게 압력을 넣어 교육생 공개 선발 과정에서 의원실 인턴 비서 등 11명을 채용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권씨는 2012년 강원랜드 1차 교육생 선발 당시 강원랜드 본부장으로부터 채용 청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권씨는 채용 공고가 나갔을 무렵 본부장으로부터 13명의 명단을 받으면서 “이거 해줘야 한다”, “합격시켜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서류 평가가 진행되던 같은 해 11~12월쯤 한 번 더 본부장 사무실에 불려갔는데, 그때 “권성동 의원이 준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 권씨의 주장이다.

권씨는 “다른 의원들은 보좌관을 통해 줬는데 본부장이 직접 줘서 (본부장) 자신의 것(청탁)을 내는 건가 고민했다”면서 “정말 권 의원이 준 것이 맞느냐”고 본부장에게 되물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권씨는 당시 최흥집 사장이 긍정적으로 해주란 취지의 말을 해 결국 점수를 조작해 청탁 명단에 포함된 지원자들을 합격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춘천지법 형사1단독 조정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흥집 전 사장은 “권 의원이 직접 찾아와 청탁 명단을 줬고, 권 의원 비서관인 김모씨를 뽑아달라는 부탁도 받았다”면서 “(자유한국당의) 염동열 의원 역시 강원랜드 커피숍에서 만나 직접 명단을 (나에게) 줬고,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했지만 ‘꼭 부탁한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염동열 의원도 2012~2013년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이라는 지위를 남용해 지인과 지지자의 자녀 39명을 채용하도록 강원랜드 인사팀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전직 인사팀장 권씨는 이후 이뤄진 2차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도 본부장으로부터 8∼9명의 이름과 ‘권성동 의원’이라고 적힌 쪽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최 사장이 “(다른 인사들의 요구에 비해) 권 의원의 요구에 대해 말을 많이 했다”며 각별히 챙기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염동열 의원의 보좌관이 재판을 방청하다가 재판부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검찰이 “염 의원의 보좌관이 법정에 와 있는데 방청을 배제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염 의원의 보좌관은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재판부는 “권 의원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사람들과 접촉해 (이날 들은) 증언 내용을 전달하면 위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염 의원 보좌관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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