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 다시 분열시키는 국제관함식”…제주해군기지 앞 반대 집회

“강정마을 다시 분열시키는 국제관함식”…제주해군기지 앞 반대 집회

오세진 기자
입력 2018-10-11 15:42
수정 2018-10-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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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해군 국제관함식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개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0.11 뉴스1
11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해군 국제관함식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개최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8.10.11 뉴스1
지난 11년 동안 정부의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국가폭력과 지역사회 분열 등의 심각한 피해를 입은 강정마을 앞에서 11일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제주도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하며, 강정마을 주민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와 여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2018 국제관함식 반대 평화의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의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라는 국제관함식의 슬로건은 위선이고 거짓”이라면서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논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핵 무력을 자랑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또 문 대통령이 이날 강정마을을 방문하기로 한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동행동은 “문 대통령이 강정을 찾아 화려한 미사여구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한들, 이미 찢겨져 버린 강정마을 주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국제관함식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가 주민들에게 했던 회유와 갈등 조장의 과정을 돌아보면, 오늘 대통령이 하는 말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번 국제관함식 반대 투쟁 과정에서 해군의 폭력을 다시 확인해야만 했다. 군대가 직접 나서 신고된 집회를 방해하고, 주민과 활동가들을 사찰하고, 불법 채증하는 모습은 지난 정권과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이자 인권 침해다. 박근혜 정부 당시 기무사(국군기무사령부)가 민간인을 사찰한 불법 행위가 밝혀지고 이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높았으나 여전히 군은 바뀌지 않았다. 해군의 불법 행위에 대해 우리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강정마을 공동체를 다시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은 국제관함식을 반대한다. 평화의 섬이 되어야 할 제주가 제주해군기지를 기점으로 동북아시아 군비 경쟁의 거점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 이것이 우리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이며, 진정한 평화의 외침”이라고 호소했다.

참여정부 때인 2007년 5월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입지로 결정됐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마을 주민들의 분열과 국가폭력이 시작됐다. 그동안 기지 건설 반대 시위를 하다가 700여명의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가 연행됐다.

정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지 건설을 강행했고, 결국 제주해군기지는 2016년 2월 완공됐다. 이후 해군은 반대 주민들을 상대로 공사 지연을 이유로 약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하는 등 갈등은 끊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강정마을에 대한 해군의 구상금 청구소송을 철회하고 사법처리 대상자를 사면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12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구상권 청구 소송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016년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와 도의회,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기지 건설 반대 활동으로 연행된 마을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에 대한 특별사면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지금까지 사면·복권이 이뤄지지 않은 채 2년을 훌쩍 넘겼다.

강동균 전 강정마을회장은 “지난 11년 강정주민들은 해군기지 건설로 피눈물을 흘려왔다. 그런데 국제관함식 때문에 11년째 이어져온 주민갈등이 다시 100년 갈등이 되게 됐다”면서 “국제관함식이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되묻고 싶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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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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