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잠실재건축 ‘속도 조절’…진주아파트 이주 6개월 늦춰

서울시, 잠실재건축 ‘속도 조절’…진주아파트 이주 6개월 늦춰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26 16:56
수정 2018-02-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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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진주 올 10월·미성크로바는 7월 이후 이주

서울시가 강남 집값 안정을 위해 이주 시기 조정권 ‘카드’를 빼 들었다.

잠실 진주아파트 이주 시기를 재건축조합이 원했던 올해 4월보다 6개월 늦춘 10월 이후로 조정하고, 잠실 미성·크로바아파트는 3개월 늦춘 7월 이후로 정했다. 이에 따라 재건축조합이 예상했던 것보다 사업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26일 제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잠실 재건축 단지인 미성·크로바아파트(1천350가구)와 진주아파트(1천507가구)의 이주 시기를 조정했다.

이들 단지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 시행에 따른 부담금을 피하려고 지난해 서둘러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곳이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구청의 고유 권한이지만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를 늦춰 사업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의 이주 시기 심의를 통과해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을 수 있기에 이주 시기를 늦추면 조합원 이주, 철거, 분양 일정 공고, 착공 등 재건축사업 일정이 줄줄이 뒤로 밀린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강남 집값 잡기에 나선 상황에서 서울시의 이주시기 조정 역시 재건축 단지에 대한 ‘압박 카드’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주거정책심의위는 총 2천857세대인 두 단지가 동시가 이주하면 전셋값 상승 등 주변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순차 이주를 결정했다.

가구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미성·크로바 아파트는 송파구 내 정비구역인 거여 2구역 이주가 마무리된 후 이사할 수 있도록 했다. 진주아파트는 인근 정비구역인 개포주공 1단지 이주 기간이 끝난 뒤 이주할 것을 권고했다.

송호재 서울시 주택정책과장은 “올해 송파구와 인접한 자치구에서 공급 예정인 정비사업 관련 주택 물량이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며 “주택 공급 시기와 재건축 단지 이주 시기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주 시기 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에서 재건축 등으로 멸실되는 주택 물량은 상반기 6천900호지만, 주택 공급 물량은 692호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멸실 주택 5천300호, 공급 물량은 1만3천호로 공급이 더 많아진다. 연말에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 9천세대가 대거 공급돼서다.

보통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2∼3개월 뒤 이주가 시작되기 때문에 잠실 진주아파트의 경우 이르면 올해 말에야 이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진주아파트에 대해 이주 시기를 더 늦출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올해 12월 말까지 진주아파트 재건축이 송파구청의 관리처분 인가를 받지 못하면 이주 시기를 재심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속도전’을 벌여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한 단지의 서류를 철저하게 심사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송파구청은 진주아파트와 미성·크로바 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 인가 여부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진주아파트의 이주 계획이 가져올 주택시장 파급효과를 다시 한 번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밝혔다.

다음 달 열리는 서울시 주거정책심의위에선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2천196가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천210가구), 한신4지구(2천640가구) 등의 이주 시기가 대거 심의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사업의 이주 시기는 원래 이날 심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합이 자료를 변경한 뒤 다시 제출해 심의 시기가 뒤로 밀렸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가 차례차례 늦어지면 해당 단지들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 일정이 밀리면 조합 운영비, 이자 등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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