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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철성·강인철 진실게임’ 감찰한다

정부 ‘이철성·강인철 진실게임’ 감찰한다

입력 2017-08-10 00:40
업데이트 2017-08-1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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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해도 모자랄 판” 靑도 주시…경찰 차장, 姜교장 만나 자중 당부

정부가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광주지방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게시물 삭제 지시 여부를 놓고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경찰청장) 간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해 감찰 실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내일(10일)까지 상황을 지켜본 다음 필요에 따라 감찰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이 사안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직자가 자숙해도 모자랄 상황인데 이런 공방이 벌어진 것은 문제”라면서 “행정안전부 장관이 책임 기관인 만큼 여러 상황을 지켜보고 감찰 여부를 정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진우 경찰청 차장이 이날 강 교장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로 불러 면담했다. 앞서 강 교장은 “이 경찰청장이 지난해 11월 광주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문제 삼으며 ‘민주화의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고 질책하며 삭제를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 교장은 이날 오후 4시쯤 경찰청에서 박 차장과 10분간 면담을 했다. 경찰청은 공식 입장문에서 “박 차장은 강 교장을 만나 본인의 징계와 수사 관련된 사항은 절차에 따라 충분히 소명하되 최근 수뇌부 간의 갈등으로 비쳐지는 현 상황과 관련해 국민들과 직원들에게 더이상 우려를 주지 않도록 자중할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 교장은 면담 후 “경찰 전체의 장래를 생각해 잘해보자는 의미의 대화를 나눴다”면서 “박 차장의 입장에는 공감하나 내 입장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적 절차에 따라 잘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강 교장은 자신의 비위 사실에 대한 감찰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해 “과장되거나 제대로 조사되지도 않은 내용이 일방적으로 알려지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면서 “일부 사실이 전체인 것처럼 비쳐져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감찰과 관련한 부분은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의 ‘민주화 성지’ 질책 건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라면서 “보시는 여러분이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차장이 이날 이 청장과 강 교장 사이 ‘중재인’ 역할을 자임하며 강 교장에게 자중을 당부한 것은 경찰 내부 ‘하극상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내홍이 커지면 커질수록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경찰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교장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대결구도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7-08-1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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