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수단” vs “면세 특혜”…노점 줄어도 끝없는 갈등

“생계 수단” vs “면세 특혜”…노점 줄어도 끝없는 갈등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7-01-11 18:14
수정 2017-01-12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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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서울 노점 12.6% 감소

“15년째 이 자리에서 노점을 하고 있습니다. 상가 건물도 들어서기 전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철거라니, 죽으라는 소리입니까.”(이수역 주변 노점상 A씨)

“우리도 영세상인인데 임대료에 세금까지 꼬박꼬박 내면서 고객도 노점과 나누라는 겁니까. 억울합니다.”(이수역 주변 상인 B씨)

코앞에 있지만… 마음은 먼 상가와 노점
코앞에 있지만… 마음은 먼 상가와 노점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점상 정리 작업을 하며 곳곳에서 충돌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11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근처에서는 강제 철거를 반대하는 노점상이 합동노점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난 9일 찾은 서울 동작구 이수역 7번 출구 앞에는 ‘강제 철거 중단하라’, ‘살기 위한 합동장사’ 등 현수막을 내건 비닐 천막 2개와 2층 높이의 컨테이너 박스가 있었다. 노점들이 지난해 9월 동작구청의 강제 철거에 저항하기 위해 만든 ‘합동 노점’이다.

한 노점 상인은 “평생 장사만 했는데 구청에서 다른 교육을 시켜 준다며 장사를 그만두라고 하니 이게 말이 되느냐”며 “세금을 낼 테니 여기서 장사만 하게 해 달라”고 울분을 토했다.

반면 인근 상인은 “노점이 간판을 가려서 우리 가게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아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한모(50·여)씨는 “다니기 불편하고, 컨테이너가 떨어질까 무서워서 그쪽으로는 안 간다”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도 “노점이 좁은 인도를 차지하고 바닥에 있는 점자블록까지 가려서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노량진의 컵밥거리처럼 부스형 가게로 양성화해 달라는 주장도 있지만, 특화할 만한 테마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과거 노점상은 ‘저소득층 생계수단’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일부에선 ‘임대료와 세금 없는 특혜 상점’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거리환경 정비 차원에서 지방자치단체들도 적극적으로 노점 관리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특색 있는 노점군으로 성장하기도 하지만 철거되는 곳들도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갈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점, 주변 상인, 지자체의 소통 외에는 해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점상전국연합(민주노련)과 전국노점상총연합에 따르면 현재 동작구, 마포구, 용산구 등에서 지자체와 노점의 갈등이 빚어진다. 서대문구는 이화여대 앞 특화거리 조성, 중구는 노점상 실명제를 두고 마찰이 인다. 동대문구는 건물 입주 상인과 노점상이 직접 대립 중이다. 제기동 약령시협회 관계자는 “(입주)상인들은 세금에 비싼 임대료까지 꼬박 내는데, 노점상들은 금싸라기 땅에서 큰돈 안 들이고 장사한다. 게다가 판매 품목까지 겹친다”며 “동대문구 상인회와 함께 노점 퇴출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점상들은 결과적으로 서울시 노점상들이 경기도로 밀려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3년 8826개였던 서울시 노점은 지난해 7718개로 12.6% 줄었다.

노점 양성화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노원구의 경우 생계형 노점만 허용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재산 3억원(2인 가족 기준)을 초과하는 노점상은 퇴출하기로 합의했다. 서초구는 최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6번 출구에 이르는 650m 구간에 노점상 43곳을 분산시켜 푸드트럭과 부스형 판매대로 전환하도록 유도했다.

이제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인도 폭이 최소 1.3m 정도 확보되지 않으면 정상적인 보행이 불가능하다”며 “보행이 불가능하면 외면받게 되고 노점과 상인 모두 피해를 본다. 인도 폭에 따라 노점의 크기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노점상이 불법이어도 수년간 장사했다면 어느 정도 점유권이 인정된다”며 “상인과 노점상, 지자체 간에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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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7-01-1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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