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칼바람… ‘8분의1 토막’ 난 박정희 기념행사

민심 칼바람… ‘8분의1 토막’ 난 박정희 기념행사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16-11-14 22:38
수정 2016-11-15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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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서 탄생 99년 기념식 열려

‘박근혜 퇴진’ 시위자 폭행까지
100돌 사업 취소 목소리 커져


‘텅 빈’ 숭모제
‘텅 빈’ 숭모제 경북 구미시가 14일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진행한 박 전 대통령의 ‘탄생 99주년 숭모제’에 빈 좌석이 상당수 눈에 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보다 1000여명이 적은 500여명의 박사모 회원 등만 참여했다.
구미 연합뉴스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 행사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생가에서 열렸다. 분위기는 무겁고 침울했다. 유족 대표와 기관·단체장, 숭모단체 회원 등이 대거 불참했다. 참석자는 500여명으로 2013년 4000여명에 비해 격세지감이다. 이날 구미 생가 인근에서 ‘박근혜 퇴진’이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던 여성을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이 폭행해 비난이 거세졌다. 같은 날 박 전 대통령이 초등학교 교사로 묶었던 문경시 문경읍 하숙집 청운각에서도 탄신제가 열렸다. 참석자가 100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5분의1 토막이 났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박정희 신화’가 사그라지고 있다. ‘박정희의 딸’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대통령에 오른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곤두박질치면서 박 전 대통령도 재평가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불똥이 내년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으로도 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기념사업을 축소·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극심한 상황에서 박정희 기념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한다. 구미 경실련은 최근 “박근혜 반감은 박정희 반감”이라며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경북도와 구미시에 촉구했다. 구미시가 지난 7월 시민단체들의 박정희 뮤지컬(28억원) 제작 계획 취소 요구를 전격 수용한 전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방자치단체도 기념사업 반대 운동에 가세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2일 설립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서울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 건립계획을 밝히자 반대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광장을 만든 취지에 어긋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최근 동상추진위원회 위원에서 사퇴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운동도 거세지고 있다. 역사교과서국정화폐기시민운동본부는 “국정교과서는 박근혜에 의한, 박정희를 위한, 최순실 교과서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정교과서 사용 중지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동진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박정희 신화’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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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6-11-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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