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등급’ 최악수질 낙동강 방치…바닥 썩고 물고기 전멸

‘5등급’ 최악수질 낙동강 방치…바닥 썩고 물고기 전멸

입력 2016-08-08 11:12
수정 2016-08-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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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조사위 발표후 ‘무대책’…이상돈 의원 “서울선 난리났을 것”낙동강환경청 “지점따라 수질 다르다”, 수공 “어떤 물도 먹는 물로 바꿀 수 있다”

“서울에서 이런 물을 마시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민들이 만약 이런 물을 마셨다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낙동강 녹조 제거 작업. 연합뉴스
낙동강 녹조 제거 작업.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낙동강을 찾은 국민의당 이상돈 국회의원이 4대강 조사위원회의 낙동강 수질 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놀라며 한 발언이다.

영남권 1천만명의 식수원인 낙동강이 심각한 수준으로 병들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찜통더위가 지속될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인 녹조는 해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 저층에서는 어류의 생존에 꼭 필요한 산소마저 고갈돼 물고기 씨가 말랐다는 어민들의 증언도 잇따랐다.

바닥은 모래 대신 시커먼 펄로 가득 차 악취를 내며 썩어가고 있다.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수준의 물이 영남권 주민들에게는 유일한 먹는 물 공급원인 것이다.

11개 학회·시민단체로 구성된 ‘4대강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올 6월 10일부터 이틀간 수심이 깊은 함안보(11m), 합천보(11m), 달성보(9m) 지점 수질을 분석한 결과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농도가 보통 수준인 3등급(함안보, 합천보)이거나 나쁨 수준인 5등급(달성보)이었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의 경우 합천보는 4등급(약간 나쁨), 함안·달성보는 5등급(나쁨)이었다.

유관기관의 공식 조사 결과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처럼 BOD나 COD 농도가 5등급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난 것은 낙동강 수질을 조사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4대강 조사위원회 측정 결과를 놓고 보면 낙동강 일부 구간의 수질은 환경정책기본법 상 생활환경기준에 명시된 농업용수 기준(4등급)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 구간의 심층수에는 용존산소(DO)도 고갈돼 물고기가 숨 쉬며 살 수 있는 환경이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합천보 표층(수면) 용존산소는 8.8㎎/ℓ였으나 수심이 깊어질수록 산소도 줄어들었으며 9~11m 구간에서는 수치가 0㎎/ℓ였다.

이처럼 수심이 깊어질수록 용존산소 농도도 떨어지는 것은 함안보와 달성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면 바닥에 서식하는 물고기는 호흡 자체가 불가능해 도저히 살 수 없는 것이다.

과거에는 1회 조업 시 물고기 100마리 정도를 잡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겨우 1마리 정도로 이마저도 간 질환을 유발하는 마이크로시스틴에 오염됐거나 녹조로 범벅된 상태라 팔 수 없다는 게 어민들 증언이다.

종합하자면 4대강 전체 모래층이 펄로 바뀌면서 지하수 유입 감소, 용존산소 부족, 영양염류 증가, 어류 폐사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수질이 나빠지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녹조 문제도 심각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낙동강 칠곡보의 경우 조류경보가 발령된 일수는 2013년 13일이었으나 2014년 14일, 2015년 35일로 매년 증가했다.

강정고령보는 2013년 73일에서 2014년 36일로 줄었다가 2015년 78일로 다시 대폭 늘어났다.

창녕함안보는 2013년 98일, 2014년 143일 2015년 171일로 매년 조류경보 발령 일수가 폭증했다.

지난해엔 아예 이틀에 하루꼴로, 한해의 절반이 조류경보를 발령해야할 상태였던 것이다.

반면 4대강 조사위원회의 측정 결과에 의문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질 등급은 오랜 기간에 걸쳐 측정된 자료가 누적되어야 충분한 신빙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수질은 측정 시기와 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같은 보에서 측정한다 하더라도 위치가 다르면 수질결과도 다를 수 있고 소나기 등 날씨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단순 비교로 일반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령 수질 등급이 낮다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마시는 게 아니라 정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주장도 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낙동강은 고도처리공정 시설이 완비돼 있어 어떤 물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이를 먹는 물로 바꿀 수 있다”며 “또 대부분 표층수를 취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4대강 조사위원회에서 측정한 나쁜 등급의 물이 정수 시설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낙동강 성층 현상(수심별로 층을 이루는 현상)이 이번 조사로 입증됐기 때문에 충분한 과학적 설득력이 있으며 유관기관의 수질 측정 방식도 이런 현상에 발맞춰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제대학교 박재현 환경공학과 교수는 “기존 수질측정 방식은 강바닥까지 포괄할 수 없기 때문에 성층 현상이 나타난 강의 수질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며 “이번에도 수자원공사 직원이 동행해 측정한 뒤 이를 정부에서 공인한 서울대학교의 공공분석기관에 분석을 의뢰해 결과를 얻은 것으로 전문 연구자의 연구 결과와 동등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위 결과가 낙동강 대표 수질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다만 4대강이 변하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근거는 충분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낙동강 물환경연구소 등 유관기관은 강의 좌우 기슭에서 조금 떨어진 지점에서 표면부터 수심의 3분의 2지점까지 측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강바닥 수질이나 강기슭의 수질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이다.

조사위는 4대강 수문을 상시 개방해 일정한 유속을 확보, 조류가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할 것을 대안으로 요구했다.

호수처럼 변모한 강을 ‘강답게 만들어’ 오염물질들이 휩쓸려 내려가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사무처장은 “보가 없다면 물이 안동댐에서 낙동강 하굿둑까지 흐르는 데 18일 걸린다”며 “그러나 보가 생기고 난 뒤 140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결국 호수처럼 유속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 물이 오염되기 쉽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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