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훈 前 국무총리 별세… 향년 94세

강영훈 前 국무총리 별세… 향년 94세

최훈진 기자
입력 2016-05-10 22:58
수정 2016-05-11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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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최초로 남북총리회담 성사…현대사에 한 획 그은 ‘외유내강’

제21대 국무총리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지낸 강영훈 전 총리가 10일 오후 3시 7분쯤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9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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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0월 18일 당시 강영훈 국무총리가 남북총리 회담차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1990년 10월 18일 당시 강영훈 국무총리가 남북총리 회담차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는 모습.

연합뉴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던 강 전 총리가 오후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강 전 총리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 9월 남북 분단 45년 만에 최초의 남북총리회담을 성사시키며 우리 현대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외유내강형 업무 스타일로 유명한 강 전 총리의 재임 기간은 1988년 12월부터 2년간이었다.

평북 창성 출신인 강 전 총리는 1922년생으로 일제강점기 때 만주 건국대를 다니다가 학병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광복 후에는 한국군 창군을 주도한 뒤 육군에 복무했다. 6·25전쟁 때는 국방부 관리국장과 육군 제3군단 부군단장을 지냈으며 국방부 차관, 연합참모회의 본부장, 군단장 등을 거쳐 1960년 육군사관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던 중 5·16 군사정변을 맞아 동참을 거부했다가 ‘반혁명 장성 1호’로 서대문교도소에 수감됐다.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귀국했다.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장과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전두환 정부 때는 영국, 아일랜드, 로마교황청 대사 등을 지내며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1988년 민주화합추진위원을 거쳐 같은 해 개원한 제13대 국회에서 민주정의당 소속 전국구 의원을 지냈다. 초선 의원이던 강 전 총리는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로 발탁돼 1990년까지 내각을 통할했다. 1990년 10월에는 홍성철 통일원 장관과 함께 우리 총리로는 처음으로 북한 평양을 직접 찾아가 주석궁에서 김일성 주석을 만나기도 했다.

정·관계를 떠난 강 전 총리는 1991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맡아 대북 지원사업을 이끌었다. 이후 1993년에는 엑스포지원중앙협의회 회장과 대한에이즈협회 초대 회장, 1994년 한국자원봉사단체협의회 회장, 1996~2009년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총재 등을 맡았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강 전 총리의 영정 사진 왼쪽 아래에는 그의 회고록 저서 ‘나라를 사랑한 벽창우’가, 오른쪽 아래에는 대한민국 국민훈장 무궁화장이 세워져 있었다. 빈소 안팎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등이 보낸 화환 40여개가 놓여 있었다. 발인은 14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 서울현충원 국가유공자 제3묘역이다. 장례식은 사회장으로 엄수된다. 장의위원장은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정원식 전 국무총리,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맡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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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16-05-1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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