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유신으로 회귀” “교과서 제도의 퇴보”… 반발 확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유신으로 회귀” “교과서 제도의 퇴보”… 반발 확산

오세진 기자
입력 2015-10-12 22:42
수정 2015-10-13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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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계·시민단체 등 철회 촉구

정부가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12일 역사학계와 교육학계에서는 이를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

박걸순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장(충북대 사학과 교수)은 “과거 사실을 시대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재해석, 재평가받는 것이 역사의 본질인데 하나의 교과서만 인정하면 역사가 정치적 논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국정 교과서를 채택한 나라는 3곳(터키, 그리스, 아이슬란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사학사학회 등 역사학 관련 단체 8곳도 지난달 성명을 통해 “국정교과서는 집필, 편찬, 수정, 개편까지 교육부 장관의 뜻대로 이뤄지는 독점적인 교과서”라면서 “국정제로의 회귀는 40여년에 걸친 민주화운동의 성과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전국 60여곳 대학과 대학원 역사 관련 학과 학생회도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한국사 교과서 검정제는 과거 국정제 아래 진행된 역사 왜곡과 일방적 역사 서술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정부의 국정화 결정을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400여 진보 성향 단체의 연대 기구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정부에 국정화 추진 철회를 촉구했다.

대학생 17명이 종로구 광화문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서 국정화 반대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 등도 각각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교육감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가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와도 부합하지 않고 자율성과 다원성의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대안 교과서’나 ‘보조 교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학문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며 “합법적 권한 내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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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5-10-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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