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성추행’ 경찰 수사, 피해자 마음 열기가 관건

‘고교 성추행’ 경찰 수사, 피해자 마음 열기가 관건

입력 2015-08-10 14:46
수정 2015-08-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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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광범위하고 어린 학생 다수…진술조사 쉽지 않아교사통해 간접 출석요청·제3장소서 방문조사 등 검토

서울 한 공립고등학교 교사들의 성추행·희롱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피해자 조사 착수에 앞서 이들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피해자 다수가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시교육청이 교장 등 해당 학교 교사 4명을 상대로 제출한 고발장과 피해자 설문 내용 등을 검토하면서 피해자 조사 방식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성범죄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 간 진술이 엇갈리는 일이 많다. 따라서 피해자들로부터 먼저 자세한 진술을 확보해 사건을 재구성하고, 가해자를 불러 사실 관계를 따져 묻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여서 학생들에 대한 조사는 꼭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을 피해자로 수사기관에 출석시켜 제대로 진술받기란 쉽지 않다. 나이가 어린 학생들이라 예민하고, 같은 학교에서 얼굴을 보는 교사의 형사처벌을 전제로 수사기관에 진술한다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피해사실이 상당 부분 공개된 터라 피해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된 상황”이라며 “이들이 사건의 사실 관계를 마음 편히 진술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여러 조건을 고려해 피해 학생과 경찰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에게 직접 출석을 요청하기보다 교사를 거쳐 하고, 학생들이 겪은 피해사실의 윤곽도 처음부터 학생들에게 묻기보다 일단 교사들로부터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관서나 학교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방문 조사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다. 피해 학생을 다른 장소에서 만나 진술을 받으며 캠코더로 조사 과정을 기록하면 심리적 부담을 한결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학교가 다음 주 월요일(17일) 개학을 앞둔 만큼 새 학기 학내 분위기가 악화하지 않도록 신속히 조사를 진행할 필요성도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추행 피해를 본 여학생 최소 20명, 여교사 최소 8명 외에 수업 중 성희롱 발언을 들은 학생도 100명이 훨씬 넘을 만큼 피해자가 많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일부 피해자를 선별해 조사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개학을 앞두고 가뜩이나 학교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라 속도감 있게 수사를 진행하는 것도 관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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