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신상정보 최소 12시간 노출…자가격리자 반발 가능성

구체적 신상정보 최소 12시간 노출…자가격리자 반발 가능성

입력 2015-06-09 21:39
수정 2015-06-0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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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뒤 불안감
마스크 뒤 불안감 9일 메르스 감염자가 경유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일반 환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대기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정부가 지난 7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 발생 및 경유 병원 24곳을 공개하게 된 배경에는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의심 환자 정보를 선제적으로 공개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 초기부터 환자와 병원 정보를 틀어쥐면서 초동 대응 실패와 국민 불안이 한층 심해졌다는 비판도 지자체장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후 염태영 수원시장과 정찬민 용인시장도 지역 내 확진 혹은 양성 환자들의 정보를 잇따라 공개했다.

 그동안 공개된 정보 대부분은 지역 주민들의 ‘주의 환기’를 위한 최소한으로 제한된 정보였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 8일 저녁부터 시 홈페이지에 게재한 자가격리 대상자 명단의 경우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심지어 격리에 대한 반응까지 구체적인 신상 정보가 가감 없이 노출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유출된 개인 정보들은 이날부터 발부되기 시작한 자가격리통지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서울시는 자가격리통지서에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 제2호에 따라 격리 조치를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고지하며 격리 조치와 관리를 한층 강화했다.

 그동안은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경우 법적 효력을 가진 통보 절차가 없어 격리 조치를 위반해도 강제할 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통보로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관리가 더욱 엄격해지고 처벌도 가능해졌다.

 이런 방침과 별도로 자가격리 대상자 명단과 개인 정보가 지난 8일 저녁부터 9일 오전 11시 삭제될 때까지 최소 12시간 이상 홈페이지에 노출됐고, 대상자들이 특정된 건 그만큼 메르스 관련 개인 정보들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상당수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이웃들로부터 불안과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외부와 단절돼 당혹해하는 상황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메르스 업무가 과중한 상태에서 비공개 문서를 공개 처리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홈페이지에서 격리 대상자 명단을 열람한 건 30여건으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황필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메르스 관련 개인 정보들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사고를 인지하자마자 공식적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대상자에게 사과를 하는 게 적절한 수습 조치”라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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