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사과받지 못한 강기훈의 24년…”감격보다 비통”

끝내 사과받지 못한 강기훈의 24년…”감격보다 비통”

입력 2015-05-14 14:10
수정 2015-05-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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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인 강씨 법정에 안 나와…검찰·법원 ‘침묵’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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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확정된 강기훈씨
무죄확정된 강기훈씨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51)씨가 재심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사건 발생 24년 만이다. 강씨가 2014년 2월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재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10시23분 서울 서초동 대법원 1호 법정.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주인공 강기훈(51)씨에 대한 짤막한 선고가 떨어지자 방청석에서 “와” 하는 탄성이 나왔다.

동시에 30∼40명이 우르르 법정 밖으로 나가 서로 웃으며 악수를 했다. 그러나 몇몇은 “그 한마디를 들으려고 24년을…”이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이들은 강씨와 함께 ‘전국민족민주화운동연합’(전민련) 활동을 했고 그의 무죄 판결을 기다렸던 지인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었다.

선고 후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이하 모임)은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연한 결과지만 감격보다는 비통할 뿐”이라고 밝혔다.

모임은 “부당한 국가권력이 모의해 폭력으로 (증거를) 날조하고 조작했을 뿐인데 이를 밝혀내려고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급기야 강씨는 간암이라는 중병에 걸려 사투를 벌이는 신세”라고 말했다.

특히 강씨의 소송을 담당한 송상교 변호사는 “검찰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재심 과정에서) 계속 새로운 증거를 만들어내며 강변했다”며 “앞으로 국가의 책임을 묻는 작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 끝에 참석한 함세웅 신부는 “강씨의 사건은 검찰이 주범으로 저지른 범죄였다”며 “검찰은 속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투병 중인 강씨는 이날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씨는 사건에 대한 언급 자체를 꺼리면서 선고 3∼4일 전부터 주위와 연락을 끊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선택 모임 집행위원장은 “강씨는 자기 의사를 많이 표현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제가 예측한다고 하면, (이날 선고에) 사법부·검찰이 사과하는 내용이 없어 아마 상당히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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