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가짜 백수오’ 발표에 재배농가 분노·당혹
‘가짜 백수오’ 논란과 관련, 30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에서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가 나오자 백수오 재배농가들은 분노와 함께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옮겨심기 기다리는 백수오 육묘
28일 충북 제천의 한 농가에서 재배 중인 백수오 육묘. 이 지역 백수오 재배농가들은 5월이면 육묘를 밭으로 옮겨 심어야 하는데 최근 불거진 ‘가짜 백수오’ 논란에 판로가 불투명해지자 옮겨심기를 망설이고 있다.
제천시 제공
제천시 제공
그는 “지금껏 우리가 밭에 심어온 백수오가 가짜라는 말 아니냐”며 “진짜인지 아닌지 직접 밭에 와서 보고 말을 하라”고 억울해했다.
제천을 비롯해 충주·단양 지역에는 유씨와 같은 백수오 재배농가가 100여 곳으로, 재배면적만 132만㎡ 이상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농가 중 80%는 백수오 원료 공급 업체인 내츄럴엔도텍과 계약 재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생산되는 백수오는 연간 800t 정도로 약 40억원 어치에 이른다.
재배농가들은 이날 식약처의 발표로 시장의 신뢰를 잃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 생산과 판매가 타격을 받게 되면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판이라며 판로 중단을 걱정했다.
사태가 조속히 진정되면 모를까 소비자들이 외면, 휴유증이 장기화되면 애꿎은 농민들만 줄도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자치단체 등이 시장의 신뢰 회복과 판로 유지를 위해 조기에 발 벗고 나서줄 것도 요구했다.
재배농민들은 가짜 백수오 논란의 원인을 제공한 내츄럴엔도텍를 원망했지만 일부는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농민 김모씨는 “애초부터 이엽우피소를 농가에서 재배 못 하도록 철저히 단속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며 “수년간 손 놓고 있다가 제품 성분검사 결과만 무책임하게 발표해버리면 선량한 농민이 본 피해는 누가 보상해주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국 도입종인 이엽우피소는 약전 규격에 부적합해 2007년부터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재배나 유통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식약처는 이날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제조·공급한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되어 있는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이 지난 22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이 검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박하자 해당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는지 재조사를 벌여왔다.
한편 식약처는 “현재까지 이엽우피소는 국내에서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용은 물론 약재로도 사용할 수 없다”면서도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을 먹었다고 해서 인체에 해가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