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취소’ 갈림길 선 서울외고·영훈국제중 운명은

‘지정취소’ 갈림길 선 서울외고·영훈국제중 운명은

입력 2015-04-02 16:37
수정 2015-04-0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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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교육부 평가지표 적용”…교육부 장관 동의해야 지정취소

서울외국어고와 영훈국제중이 서울시교육청이 시행한 특목고 및 특성화중학교에 대한 운영성과 평가에서 지정취소 기준점수(60점)에 미달해 청문 대상 학교로 확정되면서 두 학교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외고의 운명을 가른 것은 특정 평가항목이 아닌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였다.

이번에 서울교육청이 외고를 평가하는 데 무게를 둔 점은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외고 본연의 기능에 얼마나 충실하게 운영해왔느냐다.

그러나 평가 과정에서 상당수 외고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학교 홍보에서 여전히 입시 명문고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고평가위원장 남신동 가톨릭대 겸임교수는 “’외국어 인재 양성’이라는 외고 본연의 교육기능의 측면에서 평가한 결과 대다수 외고의 점수가 60점대로 낮은 편이었고 외고 사이의 점수 격차도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가 대상 학교 상당수가 기준 점수 언저리에 머물렀지만 서울외고의 경우 정량지표 평가에서 다른 학교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영훈국제중은 성적조작, 공금유용, 금품수수 등 ‘입시비리의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어 평가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런 결과가 어느 정도는 예견됐다.

이 학교 재단인 영훈학원은 김하주 전 이사장의 지시로 2012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같은 법인 산하인 영훈초 출신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해 입학 편의를 봐줬다.

2012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비경제 사배자 전형에 지원했을 때에도 이 부회장 아들의 성적을 조작해 합격시킨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도 “영훈국제중은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여러 지적사례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러한 사례가 평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교육청은 원칙적으로 학교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평가를 진행한 만큼 청문 과정에서 해당 학교가 어느 정도나 개선 노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지정취소를 피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달 14∼17일 사이에 진행될 청문절차에서 두 학교에 대한 지정취소 여부가 결정되면 교육청은 교육부에 지정취소 동의를 구하게 된다.

지난해 교육부는 교육감이 특성화중, 특수목적고, 자사고를 지정 또는 지정취소하는 경우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규칙’을 지정취소 시 장관의 동의를 구하도록 개정한 바 있다.

결국 서울교육청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결국 지정취소와 관련한 최종 결정 권한은 교육부의 손으로 넘어간다.

지난해 자율형 사립고 지정취소 문제로 교육부와 갈등을 빚으며 한차례 진통을 겪은 서울교육청은 이번에는 평가 단계에서부터 교육부 표준안의 공통지표를 그대로 적용해 논란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했다.

교육청 자율지표만 학교 우수사례, 교육청 중점과제 추진 실적과 감사 지적 사항 등을 평가하는 내용으로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이근표 교육정책국장도 “이번 평가에서는 교육부의 공통지표안을 배점까지 그대로 사용했고 일체의 가감이나 변형은 없었다”며 “자율지표조차도 교육부의 방안을 참조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로서는 교육청이 지정취소 결정을 통보하고 동의를 구할 경우 영훈국제중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데다 교육부가 제시한 평가기준에 따른 결과인 만큼 자사고 사태 때처럼 지정취소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군천 영훈국제중 교장은 “이제 정상체제로 잘 운영되고 있는데 평가 결과가 이렇게 나와 당혹스럽다”면서도 “조희연 교육감이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이라는 관점에서 혹시 우리 학교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보충하고 청문에 응해서 소명할 기회를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외고 관계자는 “청문절차에 응할지는 재단 이사장과 교장이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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