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으로 치닫는 이념 맹신… 외교사절 대상 흉기테러까지

극단으로 치닫는 이념 맹신… 외교사절 대상 흉기테러까지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5-03-06 00:48
수정 2015-03-0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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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행동’ 왜 일어나나

최근 우리 사회에 이념 맹신에 빠져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이른바 ‘확신범’들이 늘고 있다.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김기종(55)씨 사건은 이념·지역·세대 간 갈등이 극단·폭력적 양상으로 표출될 경우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새삼 확인시켰다.

김씨는 이날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부르짖으며 리퍼트 대사를 공격했다. 김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의 문제점은 심각하다. 남북 서로가 신년사에서 밝혔던 대화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훈련이 끝나는 4월 말까지 대화가 이뤄질 수 없는 분위기”라며 한·미 당국을 비난했다.

김씨의 성향을 하나의 이념적 잣대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지인인 박남근 독도향후회 수석부회장에 따르면 김씨는 종종 스스로를 ‘독립운동가’로 표현했다. 여권과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는 그를 ‘진보 성향’, ‘종북 인사’로 단정했다. 진보진영에서는 폭행과 분신은 물론, 테러까지 저지르는 등 극한 행동을 일삼는 그에 대해 “1인 민족주의자”라고 선을 그었다. 외신들도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라고 표현했다.

극단적 행동은 극우·보수진영에서 보다 빈번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고등학생 오모(19)군이 전북 익산에서 열린 ‘신은미·황선 토크 콘서트’에서 인화물질이 든 양은냄비를 꺼내 번개탄과 함께 불을 붙여 터뜨린 것이 대표적이다. 앞서 11월에는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가 서울시 청소년수련관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재건 총회를 강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제주 4·3항쟁 당시 무자비한 살상을 주도했던 서북청년단을 재건하겠다며 나선 이들은 서울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희생자 추모 리본을 훼손하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좌우를 불문한 극단주의 세력의 발로는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갈등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전명수 고려대 세종캠퍼스 사회학과 교수는 “김씨처럼 극단주의에 빠진 사람이 일으키는 돌발 행동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생겨나 불필요한 이념 갈등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국민이 이념적 양극화를 떠나 보다 현실적·균형적 접점을 찾으려고 하자 고립된 좌우 극단 세력들이 비뚤어진 돌출행동으로 자기 목소리를 드러내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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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5-03-0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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