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4명이나 기표한 할머니 “너무 많아 얼이 빠져서…”

서울시장 4명이나 기표한 할머니 “너무 많아 얼이 빠져서…”

입력 2014-06-04 00:00
수정 2014-06-0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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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4일 서울 지역 유권자들은 집 근처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한 때 유권자들이 한꺼번에 수십 명씩 몰리기도 했으나 대체로 순조롭게 투표가 진행됐다.

오전에는 투표 후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노년, 중장년층과 투표일에도 일터에 나서는 직장인들이 주를 이뤘으나, 오후부터는 선거 참여율이 저조했던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가 크게 늘어났다.

서울 서초구 서초3동 투표소에서는 6시 정각 문을 열자마자 유권자 15명이 줄지어 들어섰다.

아파트 관리인인 서성국(73)씨는 “근무 교대 시간이 오전 6시이지만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왔다”고 밝혔고, 신정수(74)씨는 “신장기능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탓에 병원에 가기 전 투표부터 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체로 특정 정책에 목소리를 내기보다 투표 자체가 국민의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이기 때문에 투표소에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등으로 시국이 불안한 까닭에 투표권을 더욱 적극적으로 행사하게 됐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포구 서교동 제7투표소를 찾은 장병환(63)씨는 “세월호 참사를 정치권이 잘 수습하지 못하는 것 같아 현 정권을 비판하는 민심을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병설(87·여)씨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사람들이 많아 답답하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나왔다”고 밝혔다.

투표소를 자녀 교육의 장으로 이용하는 부모들도 있었다. 10살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이정숙(39·여)씨는 “자연스럽게 선거에 대한 관심을 길러주기 위해서 데리고 왔다”면서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교육을 하는 사람을 뽑아 서울시 교육을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2010년과 비슷하게 두 차례에 걸쳐 3장과 4장씩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기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진행상 큰 문제는 없었지만, 유권자들은 여전히 후보 선택에 혼란을 겪는 모습이었다.

실제 구로구 성공회대 투표소를 찾은 이모(74)씨는 본의 아니게 기권표를 던져야 했다. 이씨는 “(용지와 후보자가) 하도 많아서 얼이 빠졌다”면서 “서울 시장 뽑을 때 한 명만 찍어야 하는데 4명 다 찍어서 물어보니 용지 교체가 안 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투표가 1, 2차로 나뉘어 진행되다 보니 1차 투표만 하고 투표소를 나가려는 시민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날 서울 시내는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으나, 서울 광화문 등지에선 고교생들이 “청소년에게도 교육감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달라”며 1인 시위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지금은 (교육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가 하나도 없다”면서 “교육의 주요 대상인 학생도 교육감 선출권을 당연히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투표 시작과 동시에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발령해 선거 치안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투표소 주변에서 거점 근무나 순찰을 하고 투표함 회송 노선에서는 무장 경찰관을 차량에 동승시킬 방침이다. 경찰은 서울 지역의 경우 개표소에도 경찰관 110명씩을 배치해 선거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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