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휴가 나왔어요…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아버지 휴가 나왔어요… 문 열고 들어올 것 같아”

입력 2014-03-24 00:00
수정 2014-03-24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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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으로 장남 잃고 막내 해병대 보낸 이인옥씨 ‘끝나지 않은 3월 악몽’

4년 전 천안함 사건으로 장남 이용상 하사를 잃은 이인옥(50)씨는 아들의 기일이 다가오자 당시의 악몽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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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고 이용상 하사의 막냇동생 상훈(왼쪽)씨가 형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수료식을 마치고 아버지 이인옥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천안함 사건으로 희생된 고 이용상 하사의 막냇동생 상훈(왼쪽)씨가 형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수료식을 마치고 아버지 이인옥씨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일산에 거주하던 이씨는 그날 일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들어와 텔레비전을 보며 쉬고 있었다. 갑자기 TV 화면 자막에 백령도 해상에서 1200t급 해군 초계함이 침몰했다는 속보가 떴다.

“용상이가 탄 배는 천안함으로 알고 있어 처음에는 초계함이라는 이름의 다른 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자정이 넘자 뉴스 자막의 초계함이 천안함으로 바뀌었습니다.”

급히 아내와 막내아들을 차에 태우고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달려갔지만 그곳에는 이미 뉴스를 보고 달려온 천안함 장병 가족 10여명이 도착해 있었다. 다음 날 오전 7시. 뜬눈으로 밤을 새운 이씨는 실종자와 생존 장병의 명단이 빽빽이 적힌 A4용지를 받았다. ‘실종자 이용상’. 종이 한 장에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의 희비가 갈렸다.

이씨는 “아내는 옆에서 쓰러졌고 나도 정신이 혼미해졌다. 제발 살아 오기만을 바랐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씨는 장남의 유품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리하지 않고 있다.

“3월이 되면 용상이 생각이 더 납니다. ‘아버지 휴가 나왔어요’라며 금방이라도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 지금도 군대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하사가 아꼈던 막냇동생 상훈(20)씨는 지난 1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김포 해병 2사단에서 이병으로 근무하는 상훈씨는 “형이 산화하기 전 휴가 나왔을 때 형처럼 멋진 군인이 되기 위해 해병대에 입대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김포 바닷가에 갈 때마다 형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4년째 천안함 산화장병 유족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이씨는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가끔 화성에 있는 장애인 요양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한다. 이 하사를 비롯한 천안함 장병들이 순직하기 전 봉사활동을 했던 곳이다.

이씨는 26일 천안함 전사자 추모식이 열리는 대전현충원을 찾는다. 다음 날에는 사건 현장인 백령도 해상에서 열리는 위령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씨는 “아직도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며 “정부의 조사 결과를 믿고 대북 문제만큼은 국민들이 한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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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4-03-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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