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위조의혹’ 수사 다음 타깃은 李영사·’김사장’

‘증거위조의혹’ 수사 다음 타깃은 李영사·’김사장’

입력 2014-03-16 00:00
수정 2014-03-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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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윗선 개입’ 규명 관건’꼬리자르기’ 가능성

검찰이 간첩사건 증거 위조에 가담한 혐의로 국가정보원 협조자 김모(61)씨를 구속하면서 증거 위조를 지시하거나 공모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직원들이 다음 사법처리 대상으로 거론된다.

국정원 대공수사국 등의 조직적 개입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국정원 수뇌부 등 ‘윗선’으로 처벌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김씨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국정원이 ‘꼬리자르기’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검찰이 이같은 장애물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檢 다음 타깃은 ‘김과장’·이인철 영사 = ‘서울시 간첩사건’ 증거위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팀장 윤갑근 검사장)은 지난 15일 법원으로부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이 지난 7일 수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김씨에게는 사문서위조와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위조사문서 행사 외에 사문서위조 혐의를 적용한 것과 관련해 김씨와 연루된 국정원 직원들이 문서 위조를 알고 있었던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씨가 중국 국적자인데다 중국 현지에서 문서를 꾸민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단독 범행이라면 사문서위조죄를 적용하기 어렵다.

외국인이 외국에서 벌인 범죄는 원칙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김씨가 내국인, 즉 문서 입수를 요청한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범행했다면 사문서위조죄의 공범으로 함께 처벌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견해다.

따라서 김씨에 대한 영장 발부를 놓고 검찰이 사문서위조, 나아가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 공범으로 국정원 직원의 개입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법원 역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사법처리 대상으로 김씨에게 문서 입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김모 과장(일명 김 사장)과 위조 문서에 확인서를 써준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이인철 교민담당 영사 등이 거론된다.

두 사람은 그동안 몇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영사는 지난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와 강도높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국정원 본부의 거듭된 지시로 허위 확인서를 써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윗선 개입’ 규명될까 = 이번 증거 위조 의혹 수사의 관심사는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의혹 또는 ‘윗선’의 개입 여부를 밝혀내는 데 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은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원이 수사하고 검찰이 기소한 첫 간첩사건이다.

특히 1심 재판이 진행된 지난해 국정원은 ‘대선·선거개입’ 의혹으로 원세훈 전 원장과 수뇌부가 기소되는 등 조직 전체적으로 위기에 몰린 시기였다.

정치권에서 국정원 개혁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조직의 존재 의의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본업인 대공 수사와 관련해 ‘실적’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국정원 조직 특성상 김 과장이나 이 영사가 독단적으로 판단해 증거 위조를 지시하거나 개입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에서 국정원 수뇌부가 증거 위조를 지시하지는 않았더라도 최소한 보고는 받았거나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윗선’으로 확대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지휘 계통의 지시·보고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확인하려면 국정원 수사기록과 내부 문건 등 압수물 확보가 중요하다.

검찰이 지난 10일 국정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정보기관의 특성상 국정원의 사전 협조를 받아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유효한 증거가 확보됐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댓글 사건’ 수사의 경우에도 검찰은 내부 의사소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컴퓨터 메인서버를 압수수색하는 데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김씨 등의 진술 외에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을 뒷받침할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정원이 ‘꼬리자르기’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댓글사건’과 마찬가지로 국정원 조직 차원이 아니라 김 과장과 이 영사가 개인적으로 일탈행위를 한 것으로 주장한다면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가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14일 “최근 압수수색 때 국정원에 가서 국정원이 제출한 자료만 건네받고 증거조작은 대공수사국 팀장이 주도한 것으로 흘린 것을 보면 꼬리자르기 의심을 받을만 하다”면서 “깃털이 아니라 몸통을 적극적으로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야당이 특검 도입을 거듭 주장하는 상황에서 검찰이 과연 간첩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일인 28일까지 증거 위조 의혹과 관련한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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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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