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수요집회 22돌…끝나지 않은 외침

정대협 수요집회 22돌…끝나지 않은 외침

입력 2014-01-08 00:00
수정 2014-01-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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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시작 역대 최장 집회 기록’평화 연대의 장’”사죄 한마디 없어…우리는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

매주 수요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관 일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 집회가 8일로 22주년을 맞았다.

지난 19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 방한을 맞아 시작한 이 집회는 이날까지 1천108회에 걸쳐 일본의 책임 있는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역대 최장 집회 기록을 세웠다.

이날 집회에는 김복동(88)·길원옥(85) 할머니를 비롯해 정대협 회원과 첫 집회에 참가했던 신미숙 이미경 의원 보좌관 등 200명(경찰 추산)이 함께 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자기 조상들이 잘못했다고 말하고 사죄를 하면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겠지만, 아직 사죄 한마디가 없다”며 “나라가 힘이 없어 억울하게 끌려가 수년간 고생하다 해방이 됐어도 우리는 아직 해방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김 할머니의 목소리는 힘이 있었다. 할머니가 “과거 박정희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일을 지금 그 따님이 대통령을 하고 있으니 같은 여성으로서 해결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주위에서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집회에는 정대협 회원 뿐 아니라 한국여자수도회장사연합회 소속 수녀, 삼천포여고·강남고·충주여고 등 전국 각지의 고등학생, 인천효성남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참가해 할머니들에게 22주년을 기념하는 케이크와 선물 등을 전달했다.

멀리 미국 미네소타주(州) 세인트캐서린대학교에서 왔다는 이브 발레씨는 “할머니들과 함께 정의·평화·평등을 위해 싸우고자 왔다”며 “할머니들의 용기와 전 세계 여성들에게 희망의 빛이 돼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첫 집회 때 주변 시선을 의식해 참석하지 못했던 할머니들은 7번째 집회가 열리던 지난 1992년 2월26일 용기를 내 일본이 부끄러워해야 할 역사를 세상에 드러내기 시작했다.

정대협은 2007년 8월 광복 62주년을 맞아 독일·필리핀·인도네시아 등 10개국 13개 도시에서 일제히 일본의 사과를 촉구했으며, 작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집회가 열려 김복동 할머니가 참가하는 등 국제사회에 문제를 알리는 데에도 힘써왔다. 지난 2008년 3월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수여하는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받기도 했다.

1천회를 맞은 지난 2011년 12월 일본대사관 건너편 인도에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한 평화비가 건립됐으며, 집회가 열리는 도로는 ‘평화로’로 이름 지어졌다.

할머니들은 전쟁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위안부 문제를 역사교과서에 기록하고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을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강산이 두 번 바뀌도록 침묵으로 일관했다. 게다가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우경화 행보를 이어가며 지난 연말에는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 참배까지 강행해 할머니들의 분노와 절규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할머니들이 워낙 고령인 탓에 생존자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작년 한 해만 4명이 타계해 현재 정부에 등록된 237명의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56명만 남아 있다.

등록됐던 181명의 할머니가 일본의 사죄를 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정대협은 “피해자이면서도 긴 시간 침묵을 지켜야 했던 위안부 생존자들은 수요집회를 통해 당당한 역사의 증인이자 운동의 주체자로 변화했다”며 “인권과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국경, 이념, 세대, 성별을 초월하는 연대의 장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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