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혈세 10억… 간판만 외국인 전용 택시

해마다 혈세 10억… 간판만 외국인 전용 택시

입력 2013-07-05 00:00
수정 2013-07-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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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위탁… 수요예측 빗나가 하루 330대 중 50대 ‘빈차’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인터내셔널 택시)가 서울시의 잘못된 수요 예측과 홍보 부족으로 시민 혈세를 낭비하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외국인 고객이 없다 보니 주로 내국인을 태워 무늬만 외국인 전용택시가 된 것이다. 더구나 서울시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10억~15억원을 예산으로 메워주고 있어 시민의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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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09년부터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 사업을 위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는 390여대의 외국인 전용택시가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실제 운행되는 택시는 330여대 수준이다.

지난해 집계된 외국인 이용자 수는 하루 평균 280명으로, 최소 50여대의 택시가 외국인을 하루에 한 명도 태우지 못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택시업계도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 사업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 말 A 택시업체는 서울시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계약을 포기했다. 당시 서울시는 택시 1대당 하루 평균 ‘2콜’을 유지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지만 지난 4년간 실적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 하루 평균 ‘1콜’도 채우기 힘들다는 게 A 업체의 판단이었다. 서울시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 지원비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스스로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도 외국인 전용 관광택시 사업의 확대 운영비 명목으로 예산 10억원을 배정했다. 예산은 운전기사 지원비와 콜센터, 안내데스크의 운영비 등으로 쓴다.

외국어 시험과 면접을 통해 선발된 외국인 전용택시 기사도 외국인 승객이 없어 답답해 한다. 그럼에도 매년 외국인 전용택시 운전기사 모집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월급을 일반 택시기사의 2배 정도 받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국어와 일본어를 익힌 외국인 전용택시기사 박찬경(가명)씨는 4일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혔지만 좀처럼 외국어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다”면서 “공항이 아니면 외국인을 태우는 게 쉽지 않고 외국인 콜이 없을 때에는 내국인들도 가리지 않고 태운다”고 털어놨다.

홍보가 부족하고 일반택시와 차별성이 없다는 점도 이용률 저조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인 유학생 윤유(24)는 “인천공항을 여러 번 이용해 봤지만 인터내셔널 택시가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일본인 사토 유이(25)는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이용해 본 적은 없다”면서 “지하철이나 일반택시도 관광하기에 괜찮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외국인 이용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항 안내데스크를 24시간으로 연장하고 택시업체도 관광 사업에 특화된 새로운 사업자로 바꾸었다”면서 “외국인을 위한 안내 팸플릿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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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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