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우 장기도피에 가족 돈·대중교통이 ‘역할’

이대우 장기도피에 가족 돈·대중교통이 ‘역할’

입력 2013-06-17 00:00
업데이트 2013-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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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감시망 뚫고 어머니·동생이 230만원 건네, 숙박비·교통비 등 장기 도피에 사용

도주 25일 만인 14일 부산 해운대역 앞에서 붙잡힌 탈주범 이대우(46)가 검·경 수사망을 뚫고 장기간 도피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의 도피자금 제공 등 도움이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16일 전주지검에 따르면 이대우는 5월 24∼26일 서울 어머니의 집 근처에서 세 차례에 걸쳐 어머니에게서 60만원을, 동생에게서 170만원 등 현금 230만원과 함께 동생 운전면허증, 옷 6벌 등을 받아 장기 도피생활에 필요한 ‘준비물’을 마련했다.

5월 27일에는 부산교도소 동기인 박모(58)씨를 만나 50만원을 건네 받고 박씨의 집에서 하룻밤 자기도 했다.

이대우는 검·경의 수사망을 뚫고 이들 돈 가운데 124만원을 숙박비, 식대, 교통비 등으로 사용하면서 장기간 도피할 수 있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은 이대우의 가족과 지인을 밀착감시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주요 관찰대상인 어머니의 집 인근에 이대우가 세 차례나 나타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

검·경합동수사팀이 “이대우의 가족과 지인 등 모든 연락 가능한 곳에 물샐 틈 없이 수사력을 배치했다”고 밝혀왔지만 결과적으로 구멍이 난 것이다.

검·경의 허술한 대중교통 검문검색도 이대우에게 장기간 도피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도피기간 이대우가 거쳐 간 도시만 해도 남원, 정읍, 광주, 대전, 수원, 성남, 서울, 부산, 울산 등 9곳에 달한다.

그는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주로 시외버스를 이용했고 단거리는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했다며 “남들이 의심하는 낌새를 느끼거나 경찰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특히 이대우는 부산에서 발각된 뒤 부산과 울산을 오가는 과정에서도 시외버스를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은 “전국의 터미널과 역에서 검문검색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대우는 대중교통으로 전국을 활보해 ‘촘촘한’ 수사망을 비웃었다.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대우 가족과 지인에 대한 수사는 해당 경찰서에서 빈틈 없이 했다”며 “24시간 동태 감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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