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기관사 운전적합검사 ‘수박 겉핥기’

서울지하철 기관사 운전적합검사 ‘수박 겉핥기’

입력 2012-10-30 00:00
수정 2012-10-30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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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감사결과…본인 답변에만 전적 의존 정신건강 관리도 형식적…안전문 비밀번호 전직원 공유

‘서울 시민의 발’로 하루 700만명에 육박하는 승객을 실어나르는 지하철 1~8호선 기관사에 대한 운행 적합성 검사가 본인 답변에만 의존하는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사의 정신건강 관리도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와 함께 지난 4월9일부터 20일까지 지하철 승무분야 특정감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을, 도시철도공사는 5~8호선을 각각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기관이다.

감사는 올해 상반기에 공황장애를 앓던 기관사가 안전문을 열어 투신자살하고, 전보인사에 불만을 품은 기관사가 차내에서 불만을 방송함에 따라 시행됐다.

감사 결과, 양 공사는 승무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인 승무적합성 검사의 경우 음주 여부를 제외한 모든 항목이 기관사 본인 답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사가 본인 스스로 마음만 먹으면 정신병력이나 기타 돌발성 장애 등을 숨기고도 지하철을 운행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3년간 이런 형식적인 승무적합성 검사로 인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건수는 도시철도공사 102만건 중 고작 2건이었다. 서울메트로는 232만건 중 아예 한건도 없었다. 지난 3월 투신자살한 기관사도 투신 2시간 전에 시행된 당일 승무적합성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감사 결과 파악됐다.

양 공사는 기관사의 정신건강 관리에도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 운행 중 사상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승무원에게 3~5일간의 특별휴가 및 정신과 상담료를 지원하고 있으나 원하는 경우에만 상담이 이뤄지거나 아예 지원 실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주기로 시행되는 철도종사자 정기신체검사 항목에 공황장애와 수면장애가 추가됐으나 정신계통 항목은 국토해양부 고시에 따라 스스로 작성한 문진표에 ‘있음’으로 체크한 경우에만 ‘정신과 전문의의 소견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보류’해 정확히 판정이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도시철도공사는 무리한 수동운전을 강요, 승무원들의 업무부담을 가중시킨 것은 물론 스크린도어 출입통제를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도시철도공사는 우수기관사 표창 및 가점, 자체경영평가 등을 하면서 수동운전을 주요 관리수단으로 활용해 전체 수동운전율이 95%에 달했다. 또 선로내 출입은 종합관제센터장에게 보고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도 148개 모든 역사에서 같은 4자리 비밀번호를 승무원, 기술관리소 등 4천500여명의 관계자 전원이 공유하면서 수시 출입이 가능토록 운영해왔다.

시는 양 공사에 승무직원 근무환경 개선방안 마련과 지도운용 기준 확립 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관련자 8명을 징계하도록 했다. 23건에 달하는 행정조치도 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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