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처사촌 크게 꾸짖은 부장판사

대통령 처사촌 크게 꾸짖은 부장판사

입력 2012-07-04 00:00
업데이트 2012-07-0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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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피눈물 어떻게 생각하나…물의가 아니라 범죄” 질타

“영부인의 친척으로 더 조심해야 하는데도…”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수억원대 금품을 받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재홍(73)씨에 대한 재판에서 심리를 맡은 부장판사가 이례적으로 피고인을 호되게 질타했다.

김씨는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부 성기문(사법연수원 14기) 부장판사는 4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 순서가 끝나자 김씨에게 “피고인이 영부인의 친척으로서 더욱 조심해야 하는데도 경솔하게 처신해 누를 끼치고, 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받아 많은 국민의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되물었다.

이에 앞서 변호인이 “피고인이 모든 범죄를 시인하는 점, 추징금을 이미 예치한데다 받은 금액만큼을 은행에 변제한 점, 건강상태가 나쁘고 고령인 점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는 취지의 피고인 신문을 마친 직후였다.

재판장의 예상치 못한 질타에 당황한 김씨는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성 부장판사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건강이 나쁘다고 선처를 바라는 게 떳떳한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이에 김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고, 성 부장판사는 “교도소에서 속죄해야 할 것 아니냐”고 준엄하게 꾸짖었다.

김씨가 최후 진술에서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죄하자, 성 부장판사는 “물의가 아니라 범죄다”라고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씨는 유 회장에게서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3억9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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