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굶고 25시간 비행… ‘조스 10남매’ 상륙

열흘 굶고 25시간 비행… ‘조스 10남매’ 상륙

입력 2012-06-04 00:00
업데이트 2012-06-0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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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흉상어 ‘샌드바 샤크’ 한국으로 이민

지난 1일 오후 9시 30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청사가 분주해졌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KE528편에 특별한 손님, 세 살배기 흉(兇)상어 새끼 10마리가 타고 있어서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프랑스 니스의 해양테마파크 마린랜드에서 운송비를 포함, 3억 4000만원에 구입한 상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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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상어 새끼 10마리가 프랑스 니스에서 출발해 25시간 만인 지난 2일 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코엑스 아쿠아리움 직원들이 상어를 싣고 온 수조에 신선한 물과 산소를 공급하며 상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제공
흉상어 새끼 10마리가 프랑스 니스에서 출발해 25시간 만인 지난 2일 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자 코엑스 아쿠아리움 직원들이 상어를 싣고 온 수조에 신선한 물과 산소를 공급하며 상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제공


●무진동 차량 동원… 스트레스 최소화

연안의 모래톱에 서식한다고 해서 ‘샌드바 샤크’(sandbar shark)로 불리는 흉상어는 사람을 곧잘 공격하는 포악한 상어로 유명한 탓에 상어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최대 길이 2m에 날렵한 몸매, 뾰족한 지느러미 등이 ‘조스’와 다름없다.

2마리씩 담은 폭 2m 30㎝의 1.5t 용량의 특수 제조된 원통 수조 5개가 화물기에서 내려지자 코엑스 직원 20여명이 상어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4마리가 스트레스 등으로 말미암은 호흡 불안증세를 보이자 급히 깨끗한 물과 산소를 공급했다.

상어들의 특급 수송은 25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니스에서 이탈리아 밀라노까지 육로로 이동한 뒤 비행기로 인천공항에 왔다. 인천공항에서는 다시 육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까지 반도체 등 충격에 민감한 물품을 나르는 데 사용되는 무진동 특수차량 2대로 옮겨졌다.

상어 수송의 최대 관건은 넓은 수족관에서 태어난 상어들이 장시간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견딜 수 있느냐다. 때문에 최대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원통 수조에 바닷물을 채워 단단히 밀봉했다. 원통 뚜껑엔 특수 고안한 산소 공급기를 달아 차량뿐만 아니라 비행기에서도 충분히 산소를 넣어줬다. 이동 중 상어가 배설하게 되면 물 교체가 불가능한 까닭에 열흘 전부터 상어들에겐 금식령이 떨어졌다. 공항에서도 검역이나 세관 검사 등은 최대한 약식으로 이뤄졌다.

●코엑스 아쿠아리움, 5일부터 일반에 공개

상어들은 2일 0시 30분쯤 새로운 삶터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도착했다. 직원들은 장시간 여행에 지친 상어들에게 신선한 산소와 해수를 넣어줬다. 또 헤엄도 시키며 혹시 모를 부상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항생제 주사를 놓아줬다. 30분쯤 뒤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어들은 오는 5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2012-06-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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