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코앞인데 대학생들 주거난 신음

개강 코앞인데 대학생들 주거난 신음

입력 2012-02-14 00:00
수정 2012-02-1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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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임대주택 당첨돼도 무용지물”…기숙사도 ‘태부족’

개강이 코앞이지만 살 곳을 마련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학생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지원사업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데다 각 학교의 기숙사 확충 상황도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신촌이나 관악구 대학가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지원 대상자로 당첨되더라도 실제로 전셋집을 찾아 계약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LH가 1천여명의 임직원들을 파견해 전세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촌에서 부동산 중개업체를 운영하는 허모(61)씨는 “전세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집이 없는 게 문제”라며 “전세 수익이 거의 없다는 걸 다들 아는데 전세로 내놓을 정도면 돈이 엄청나게 급하다는 것이고, 결국 부채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LH는 최근 전세임대주택의 부채비율 기준을 완화했지만 오히려 전세 ‘몸값’만 올려주고 있다.

관악구에서 활동하는 부동산 관계자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신청을 3~4건 진행했는데 그중 1건만 성사됐다. 운이 좋아야 성사되는 수준”이라며 “학생들이 기존 전세금 시세 5천만~6천만원짜리 집을 일부러 7천만원으로 올려 계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기숙사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수년 전부터 나왔지만 수용률은 제자리걸음이다. 공시된 기숙사 수용률보다 본교 학생들이 체감하는 실제 혜택자 비율은 훨씬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대에서는 지난해 2학기 외국 대학과의 교류 협정에 따라 외국인 교환학생에게 기숙사를 의무 지급하기 위해 이들을 우선 배정하면서 일부 지방 출신 학생이 반발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올해 1학기 기숙사 입사생 선발 과정에서도 서울대는 이런 방침을 유지했다.

올해 1학기 서울대 학부ㆍ대학원 기숙사 입사자 4천700여명 가운데 외국인은 1천여명으로 확인됐다.

연세대는 오는 2014년까지 송도 국제캠퍼스에 4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완공해 1학년 전체 신입생을 교수와 학생이 함께 기숙사에 거주하는 ‘레지던셜 칼리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신촌에 있는 본교 학생들이 머물 기숙사 신축은 요원하다.

홍익대는 2010년 학교-학생간 협의회에서 현재 500명 수준의 기숙사 수용인원을 1천여명으로 늘리는 데 합의했지만 기숙사 수용률(2011년 기준)이 4.3% 수준으로 낮아 수요에 부응하기에는 모자란다.

실제로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연세대ㆍ이화여대ㆍ서강대ㆍ홍익대 등 신촌 지역 4개 대학의 최근 3년간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009년 9.1%, 2010년 9.5%, 2011년 10.8% 등으로 별다른 변동이 없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연세대 총학생회는 집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도우려고 ‘주거정보조사단’을 발족, 조사를 진행 중이다.

9명의 학생이 직접 하숙집, 원룸 등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취합해 조사단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표준화된 정보를 제공해 ‘비싼 값을 주고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토지정의시민연대 관계자는 “학생들에 대한 고려 없이 신촌 주변 지역에 대한 재개발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주거비가 치솟았다”며 “학생들이 지금처럼 일방적인 수용자로 머물면 생존권을 위협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연세대 학생들이 주축이 된 ‘민달팽이 유니언’과 함께 향후 신촌 일대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이를 토대로 구청 등 지방자치단체에 학생 주거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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