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선택제 사실상 폐지… 졸속추진 논란

고교선택제 사실상 폐지… 졸속추진 논란

입력 2011-12-21 00:00
수정 2011-12-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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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개편안 잠정 확정

현재 서울지역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3학년도에는 거주지와 인근 학군에 있는 일반고에만 지원이 가능할 것 같다.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이 일부 남아 있지만 거주지에 따라 강남이나 목동 등 인기학군에 지원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됨에 따라 사실상 ‘고교 선택제’ 폐지나 다름없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취임 이후 학교 서열화를 이유로 현행 고교 선택제의 수정을 추진했다. 그러나 연구용역을 거쳐 만들어진 개편안에 오류가 뒤늦게 드러나는 등 시교육청의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망학교와 성적, 통학거리 등을 고려해 ‘2013학년도 서울시 후기고(일반고) 학생배정 방법 잠정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개편안은 후기 일반고 배정에 ‘통합학군’ 개념을 도입, 여기에 속한 고교 2~5곳을 학생들이 골라 지원토록 하는 방식이다. 통합학군은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 단위 학군과 인접학군 2~7개를 묶어 모두 19개 학교군으로 나눴다. 학생들이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 30분 이내에 통학할 수 있는 학교들이 포함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군 내에서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학생 배정 단계에서 학교별 성적분포를 고려해 학교 서열화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전반적으로 학교 간 성격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무엇보다 강남·중부·강동·동작·성동 등 5개 학군 거주자 외에는 인기학군인 강남학군 지원 기회를 막음에 따라 고교 선택제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다. 현행 고교선택제는 서울 전 지역을 단일학교군으로 정해 서로 다른 학교 2곳을 우선 지원한 뒤 11개 지역교육청 단위 학군에서 2곳을 지원토록 하고 있어 어디에 살든 인기학교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시교육청은 개편안을 잠정 확정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락가락했다. 당초 시교육청은 개편안을 지난주 발표하려고 했지만, 내부에서 ‘학교 배정 시 성적을 고려할 경우 통합학군을 벗어난 원거리 통학자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발표 일정을 급히 연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권한대행이 모든 요소를 고려해 철저하게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내년 1~2월 모의배정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시뮬레이션을 거친 뒤 확정안을 내년 3월 말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단계에서 개편안에 문제가 나타나면 뚜렷한 대책이 없다. 2013학년도 고입전형계획은 내년 3월 31일까지 발표해야 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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