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소녀 형상화 ‘평화비’ 건립… 日, 사과없이 철거 요구

위안부 소녀 형상화 ‘평화비’ 건립… 日, 사과없이 철거 요구

입력 2011-12-15 00:00
수정 2011-12-1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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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대사관 앞 1000번째 수요시위… 수천명 ‘분노의 절규’

14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고개를 숙인 채 다소곳이 앉은 소녀의 상이 세워졌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1000번째 수요시위를 맞아 시민사회단체가 모금을 통해 만든 ‘평화비’였다. 130㎝ 크기의 평화비는 한복 차림에 손을 무릎에 모은 채 작은 의자에 앉은 위안부 소녀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소녀 옆의 빈자리는 그를 위로하는 시민들의 ‘자리’로 남겨 뒀다. 의자 옆 돌바닥에는 ‘1992년 1월 8일부터 이곳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2011년 12월 14일 1000번째를 맞이함에 그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잇고자 이 평화비를 세운다.’라는 문구가 한국어와 영어·일본어 등 3개 국어로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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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00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14일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김복동(앞 왼쪽)·길원옥(오른쪽) 할머니가 이날 제막한 ‘위안부 평화비’를 껴안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000번째 정기 수요시위가 열린 14일 서울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김복동(앞 왼쪽)·길원옥(오른쪽) 할머니가 이날 제막한 ‘위안부 평화비’를 껴안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주최로 열린 이날의 1000번째 수요시위에는 길원옥(84)·김복동(85)·박옥선(87)·김순옥(90)·강일출(83) 등 5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한명숙 전 총리,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와 시민 등 30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이 참석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과거 잘못을 사죄하고 배상할 것은 배상하라고 말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일본은 이 늙은이들이 다 죽어 없어지기 전에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원옥 할머니는 “우울하다. 저 일본인들이 사죄하지 않는데 1000회라고 해서 다를 게 뭐 있느냐.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 다시는 이 땅에서 나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씨는 “1000회를 맞는 이날까지 우리는 분노하고 있다. 소원이 있다면 다음 주에는 (시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시민단체도 함께 시위에 참가했으며, 일본 NHK와 후지TV, 로이터 등 외국 언론사도 현장을 취재했다. 이날 일본 도쿄와 미국 뉴욕 등 8개국 42개 도시에서 똑같은 시위가 열렸으며, 국내에서는 서울과 경기, 부산 등 9개 시·도 30개 지역에서 집회가 열렸다.

한편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통상부를 방문, 박석환 제1차관을 만나 항의의 뜻을 전하고 평화비 철거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일본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며, 우리 측이 요구한 한·일 양자 협의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밝혔다.

김미경·김진아기자 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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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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