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까지 끊겨 특식 가짓수 줄이고 선물 못해
식료품비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한가위 음식을 대접해왔던 무료 배식소들이 올해는 명절 맞이 지원을 줄여야 할 처지에 놓였다.9일 무료 배식소를 운영하는 복지단체들은 ‘식비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른데다 후원도 줄어 예년만큼 풍성한 추석을 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인천 부평역과 주안역, 서울역 광장에서 ‘밥차’를 운영하는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는 지난해 노숙인과 홀로 사는 노인 등에게 건넸던 내복 선물을 올해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송편과 잡채, 소고깃국 등 추석 특식은 그대로 마련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8가지였던 음식 가짓수를 6가지로 줄였다.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매일 부식비가 70만원씩 들어갔는데, 요즘은 일 120만원을 들여도 예년 분량의 음식을 대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500여명에게 매일 아침, 점심을 공급하는 생활공동체 ‘해돋는마을’도 지난해와 달리 여태껏 별다른 추석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 추석때 나눠줬던 과일과 떡 등 간식 규모를 줄여야 할 형편이고, 세탁이 어려운 노숙인들에게 매주 한 켤레씩 주던 양말은 올해 초부터 아예 주지 못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식료품 가격이 30~50% 정도는 다 오른 것 같고 지난해 추석때 들어왔던 후원도 끊겼다”며 “정부 지원이 없고 순수 민간 후원으로 운영하다 보니까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밥퍼나눔운동본부도 지난해에는 한달에 700만~800만원이었던 무료배식 소요 예산이 올해 들어 한달에 1천만원 이상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2분기 식료품ㆍ비주류 부문 지출액(명목기준)은 월평균 32만69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9% 급증했다.
고물가로 생활이 팍팍해지면서 후원이 줄어든 것도 이들에게는 타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처에 지급해야 할 식료품 대금이 밀리기도 한다.
한 단체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니 지원해야 할 어려운 분들은 늘어나는데 후원은 줄어드는 이중고에 놓여 있다”라고 토로했다.
또다른 단체 관계자는 “거래처에서도 연휴를 맞아 돈이 돌아야 하는데 (대금 지급이) 밀리는 일이 일어난다”며 “배식받는 분들의 영양이 우선일지, (돈을) 아끼는 것이 우선일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원액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면 좋겠지만 수요는 많고 공급은 한정된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이 기부에 더 많은 참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