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서울역 심야 노숙 금지 “어디로… 일방적 퇴거 막막”

오늘부터 서울역 심야 노숙 금지 “어디로… 일방적 퇴거 막막”

입력 2011-08-22 00:00
수정 2011-08-2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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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잠 잘 곳도, 주린 배를 채울 방법도 없어요. 내쫓기만 하면 되는 겁니까.”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서울역 노숙인 강제 퇴거 조치를 몇 시간 앞둔 21일 오후 서울역 광장의 노숙인 이모(55)씨는 벼랑 끝에 선 나름의 심정을 하소연했다. 9개월째 노숙 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63)씨도 “무료급식소 등이 서울역 근처에 몰려 있어 서울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이유를 댔다.

지난 1일 예정됐던 퇴거 조치가 연기된 뒤 잠시나마 기대를 가졌던 서울역 노숙인 300여명은 불안감과 막막함을 털어놓았다. 서울시가 대책으로 내놓은 쉼터인 ‘자유카페’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이들은 “누가 하루 종일 카페에만 있겠느냐.”면서 “결국 잠자리와 먹을거리를 찾아 서울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코레일 측은 서울역 노숙인과 관련한 고객 민원이 급증함에 따라 예고한 대로 22일부터 매일 오전 1시 30분~4시 30분 사이 3시간 동안 서울역 역내 노숙 행위를 완전히 금지했다. 또 오전 4시 30분 이후에도 침낭이나 매트 등을 가지고 역사 안으로 들어오거나 잠을 자는 행위는 일절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오전 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청소를 위해 노숙인들을 잠시 내보냈을 뿐 역사 내 노숙 행위를 막지는 않았다. 코레일 측은 “기존의 조치를 확대, 강화한 것”이라면서 “노숙인이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휴식을 위해 역을 출입하는 것까지는 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지난달 24일부터 거리노숙인 보호·자활·감소 특별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노숙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특별자활 일자리 200개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까지 노숙인 120여명이 서울역 광장 청소, 거리환경 정비 사업 등 일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또 폭염이나 폭우 등 긴급한 상황에 일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응급구호방 10곳도 새로 마련했다. 노숙인 사회 복귀 지원을 위한 응급보호상담반 360명을 투입, 다음 달 15일까지 집중 상담 활동도 벌이기로 했다.

지난 1일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강제 퇴거에 항의, 천막농성에 들어간 ‘홈리스 지원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이동현 집행위원장은 “시민과 노숙인들이 함께하는 밤샘 토론회를 열어 강제 퇴거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주거 빈곤자를 돕는 ‘해보자 모임’의 박철수씨는 “노숙인 문제는 근본적으로 주거빈곤 문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자유카페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강병철·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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