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때문에 냉동기수리업체 취업했는데..”

“등록금 때문에 냉동기수리업체 취업했는데..”

입력 2011-07-04 00:00
수정 2011-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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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서 질식사한 故황승원씨..제대 직후 일 시작어려운 가정형편에 대학 1학기 마치고 의경 복무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 마련하겠다고 전역하자마자 일을 시작했는데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이마트 탄현점에서 터보냉동기 점검작업을 하다 숨진 황승원(22)씨의 시신이 안치된 동국대병원 영안실 앞.

황씨를 확인한 어머니(51)는 오열했고 여동생(18)은 꿋꿋하게 살아온 오빠 생각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황씨는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1학년 휴학생으로 등록금이 없어 2009년 1학기를 마치고 의무경찰에 지원했으며 지난 5월18일 전역 직후 냉동기 수리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오는 9월에 복학하려면 수백만원의 등록금을 마련해야 했다. 입학금과 1학년 1학기 등록금도 은행에서 대출받아 겨우 냈다고 황씨의 이모부는 전했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던 황씨는 아버지가 사업 실패로 집을 나간 뒤 형편이 어려워져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황씨는 서울 성동구의 반지하 월세 방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힘들게 살면서도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고, 7살 많은 대학생인 이종사촌형에게 틈틈이 배우면서 독학을 했다.

어렵게 공부해 6개월 만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008년 꿈에 그리던 대학에 합격했다. 기쁨도 잠시 등록금의 벽에 부딪혔고 1학년 1학기분은 대출로 마련했지만 2학기분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100만원 조금 넘게 벌었지만, 생계를 꾸리느라 황씨를 도와줄 수 없었다. 황씨의 동생도 고등학교에 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결국 황씨는 입대를 결정했고 2년이 지났는데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등록금을 벌려고 월 150만원을 받고 일에 나섰다.

냉동기 보수업체는 일 특성상 밤샘 작업이 많았고, 지난 2일에도 평소처럼 새벽 시간대에 냉동기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냉매가스를 빼내는 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황씨의 이모부는 3일 “어려운 환경에도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공부했고 한창 친구들과 어울릴 나이에 일하며 집안을 도운 조카가 자랑스러웠다”며 “대책이 마련돼 조카와 같은 대학생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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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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