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자 추모했는데… 日에 또 분노”

“지진 피해자 추모했는데… 日에 또 분노”

입력 2011-03-31 00:00
수정 2011-03-3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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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수요집회서 일본 규탄…일본 대사관에 항의서한 제출

“일본이 또 배신했다.” 30일 정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 수요일이면 늘 그랬던 것처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곱명의 할머니들 얼굴은 하나같이 굳어 있었다. 입술을 굳게 다물거나 주먹을 꽉 쥐는 등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불과 이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일본 지진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보여 준 안타까운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이날 치러진 제963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수요집회는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학교 교과서를 공식 채택해 역사왜곡을 시도하는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자리였다.

피해 할머니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6일 추모집회에서 “(일본인의) 죄는 미워도 사람은 밉지 않다.”고 말했던 그들은 “일본 정부는 역사왜곡을 중단하라!” “올바른 역사교육을 실시하라!”고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이날 일본 대사관 측에 항의서한을 제출한 길원옥(84) 할머니는 대사관을 나오며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에서 보듯 그들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할머니들은 다른 때보다 더 격렬한 목소리로 일본을 비판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우리는 지금껏 일본의 지진피해자들을 생각했고, 그들을 위한 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의 죄상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 수밖에 없다.”면서 “아무리 일본이 우리에게 우호의 손길을 보내도 화해는 있을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정대협 측은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참사의 아픔을 나누려는 국민들의 온정과 지지가 모이는 가운데 보인 일본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외교적 결례를 넘어 전면적인 분쟁 선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집회에 함께 참석한 대학생 최희진(23)씨도 “죄를 지었으면 반성을 하고 할머니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일본 정부의 반성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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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샘이나·김소라기자 sam@seoul.co.kr

2011-03-3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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