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진단평가… 학부모 뿔났다

‘제멋대로’ 진단평가… 학부모 뿔났다

입력 2011-03-08 00:00
수정 2011-03-08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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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초·중학생 교과진단평가 실시

진보성향의 교육감이 이끄는 서울·경기·강원 등 6개 시·도 교육청이 8일 치르는 시·도교육청 주관 전국 단위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아예 치르지 않거나, 학교장이나 교사 자율로 선택하도록 한 결정을 두고 학부모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시험을 통한 평가권의 적정성 여부를 떠나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과 선택권을 완전히 배제한 채 해당 지역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강제적으로 시험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이념 싸움’으로 변질시켰다는 것이 이유다.

7일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전북, 전남 등 3개 시·도교육청은 초등학교 3~5학년,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치르는 진단평가의 시행 여부, 과목수, 시험지 종류 등을 학교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반면 강원과 광주 교육청은 시험 주관을 맡은 인천시교육청에 아예 참가금을 납부하지 않아 이번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는 달리 부산, 인천, 대구 등 보수성향의 교육감이 있는 10개 시·도 교육청은 예정대로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에 대해 학부모들은 “제대로 된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정당한 평가권을 박탈당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일산에 거주하는 이정민(37)씨는 “지난주 담임 선생님이 우리 애 학교는 국어·수학만 본다고 알려왔는데 시험 목적이나 평가 방법 같은 기본 정보부터 타 과목을 안 보는 이유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5학년 자녀를 둔 김수경(41)씨는 “교육감이 진단평가를 없앨 때 반드시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듣고 난 뒤에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통보로 결정해 버려 황당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와 달리 시행 권한이 교육감에게 있는 진단평가가 시·도별로 나누어 치르는 데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정민석(45)씨는 “같은 이념을 가진 시·도 교육감 6명이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시험을 거부하고 나선 것 자체가 결국 학교 현장을 이념으로 가르는 것이어서 결국 피해는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점수를 상대비교 하지 않는다든가 교사 지도를 위한 기본 자료로만 활용하는 등 사전에 미리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었던 것인지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당초 초등학교 4~5학년은 기존 시험 과목(국어·사회·수학·과학·영어) 중 국어와 수학만 의무화했다가 최근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교사가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을 대체할 수 있도록 결정을 바꿨다. 하지만 이날 집계 결과 587개 초등학교와 376개 중학교 가운데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출한 곳이 각각 13개, 9개에 불과해 교사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진단 평가의 필요성에 대해 대부분 교사가 동의하지만,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교사도 일부 있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면서 “단, 국어와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학습 부진 학생이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 커 부득이하게 강제로 치르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년부터는 자체 개발한 문제은행을 통해 학습 부진 학생을 걸러낼 수 있도록 만들어 전국 단위의 진단평가에는 참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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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3-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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