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물기’ 단속 벌써 꼬리내리나

‘꼬리물기’ 단속 벌써 꼬리내리나

입력 2010-10-25 00:00
수정 2010-10-2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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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9시 서울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 앞 교차로. 순식간에 남산 3호 터널 방향으로 교통량이 증가하면서 차량들이 한데 뒤엉켜 버렸다.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었지만 트럭 2대가 잇따라 신호위반을 하며 교차로 안으로 진입했고, 이에 뒤질세라 7대의 승용차가 따라붙었다. 심지어 대형 버스 1대도 뒤따르면서 교차로 일대는 거대한 주차장이 되다시피 했다. 차량들의 ‘꼬리물기’가 한 시간 동안 계속됐지만 근처에서 단속 경찰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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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올 2월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꼬리물기 단속 건수가 시행 6개월 만에 5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계도 효과’라고 설명하지만, 교차로마다 꼬리물기가 여전해 경찰의 단속 의지가 퇴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경찰청의 ‘전국 꼬리물기 단속통계’에 따르면 교차로 꼬리물기 단속이 시작된 올 2월 단속건수는 4만 724건에 달했지만 4월 3만 4383건, 6월 2만 7605건, 8월 1만 7997건으로 줄었다. 시행 6개월 만에 56%나 급감한 셈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2월에는 5633건이었다가 경찰이 집중단속을 펼치면서 8월 5845건으로 줄었다. 부산은 2월 4817건에서 8월 841건으로 크게 줄었다. 경남도 같은 기간 3678건에서 489건으로 단속실적이 감소했다.

운전자들은 꼬리물기 단속이 느슨해진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낸다. 운전자 이모씨는 “경찰이 단속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출근 시간 교차로 꼬리물기가 줄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꼬리물기 단속 실적 감소에 대해 일선 경찰들은 “위반 차량이 너무 많아 단속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호소한다. 서울 강북지역의 한 교통경찰은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누구나 꼬리물기를 하니까 모두 단속하기가 어려워 소통이 잘되도록 계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교통 경찰 1명이 단속하면 다른 1명이 흐름을 끊어줘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꼬리물기를 하다 적발되면 3만~5만원의 범칙금을 내야 하는데 운전자들의 반발이 심해 실제 단속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보다는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교통질서를 지키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경찰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처음의 단속 의지가 후퇴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강력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운전자 의식을 개선하는 한편 지속적인 단속으로 운전자들이 스스로 문제인식을 갖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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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10-1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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