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으로 본 ‘자살예고’ 심리

정신분석학으로 본 ‘자살예고’ 심리

입력 2010-08-24 00:00
수정 2010-08-2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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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의 절규… 도움의 손길 내밀어야

#사례1 “끝이 안 보이는 가난, 나만 바라보는 홀어머니와 동생들, 못난 외모와 소극적 성격…. 더 이상 미래가 없다. 고통 없이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 (지난달 서울의 한 명문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사례2 “자살하러 갑니다. 저랑 조금의 인연이라도 있던 분들 사랑합니다.”(지난 6월 숨진 클럽 DJ 이모씨의 트위터 글)

최근 트위터,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보면 “죽고 싶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지난 2일에는 대학 게시판에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으려던 한 명문대 졸업생이 아이디(ID)를 추적한 같은 학교 후배의 만류로 마음을 돌린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이렇게 가족이나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에게까지 ‘자살 예고’ 메시지를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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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신문이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상담 건수 등 관련 자료를 토대로 전문가(신경정신과·심리학과 교수)들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정신분석학 관점에서 본 ‘자살 예고’의 심리는 크게 네가지다. 바로 ▲목적형 ▲감정표출형 ▲절규형 ▲정리형이 그것이다.

목적형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자살 의지를 드러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난달 위독한 어머니의 간 기증자를 찾기 위해 한강다리에서 자살 소동을 벌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는 것. 이홍식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궁지에 몰린 절박한 상태에서 나오는 극단적인 선택인 만큼 실행으로 이어지기 쉬운 가장 위험한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감정표출형은 말 그대로 분노, 슬픔 등의 감정을 죽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드러내는 것. 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올 초 경북에서 부부싸움 뒤 홧김에 투신하겠다고 한 사례 등이 대표적”이라면서 “갈등 해결을 바라는 심리가 내면에 깔려 있다.”고 풀이했다.

절규형은 가장 흔한 경우로 분류된다. 하지현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나의 힘든 상황을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올리는 것”이라면서 “실시간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들이 인터넷이나 트위터를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정리형은 주변과 지인에 대한 심경을 정리하려는 뜻에서 글을 남기는 것이다. 결심에 대한 일종의 재확인이자 기록인 셈이다.

문제는 자살예고가 실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의 온라인 상담 현황에 따르면 상담 건수가 2006년 618건에서 2008년 1157건으로 2배가량 급증한 데 이어 인구 10만명 당 자살 사망자 수도 2006년 21.5명에서 2008년 24.3명(보건복지부 기준)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실제 자살하는 사람들이 유서 등 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는 20%도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최후에는 정신적 에너지마저 탈진 상태가 된다.”면서 “자살의지를 드러내는 것은 자살로 이어지는 심리적 단계에 속하기 때문에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도 자살사이트 폐쇄 강화나 상담센터 확충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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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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