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의회 교육委 ‘출범부터 파행’ 이유는

시도 의회 교육委 ‘출범부터 파행’ 이유는

입력 2010-07-23 00:00
수정 2010-07-23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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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6개 시도 의회 교육위원회 중 3분의 1에 가까운 5곳이 교육의원들의 등원거부 사태로 사실상 ‘식물 위원회’가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경기, 충남, 전북, 전남 등 5개 지역 시도 의회 교육의원들은 이달 초 개원 직후 무기한 등원거부에 돌입했으며,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는 릴레이 단식농성까지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시도의회 교육위원장의 위상이 급격히 올라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각 시도교육청 교육위원회가 시도 의회 교육위로 통합되면서 교육위원장이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는 ‘실세 위원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 6명이 탄생해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 등 쟁점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를 심의하는 교육위원장에게 관심이 집중된 까닭도 있다.

16개 시도 의회 교육위가 처리하는 교육예산은 2010년 기준으로 32조원에 달한다.

여기다 각종 기금의 설치ㆍ운용, 중요 재산의 취득ㆍ처분, 공공시설 설치ㆍ관리ㆍ처분 등의 사안은 본회의에 상정할 필요없이 직접 의결할 수 있어 그만큼 교육위의 영향력이 크다.

충돌은 다수당 일반의원과 교육의원 사이에 발생하고 있다.

일단 다수당 의원들이 특정인을 위원장으로 내정해 밀어주면 10명 이하 소수인 교육의원들이 본회의에서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일반 시도의원들은 정당 소속이 아닌 교육의원을 제치고 잇따라 교육위원장직을 차지했다.

진보 교육감이 당선되고 민주당이 원내 다수당인 데다 교육의원 역시 절반 이상이 진보성향이라 교육위원장직을 둘러싼 다툼이 벌어질 이유가 없었던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조차 파행사태가 빚어진 것은 이런 연유로 보인다.

교육의원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분야 전문성을 갖춘 교육의원이 교육위 정원의 과반수를 점하게 한 입법취지를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최홍이 교육의원은 “신상발언을 하고 심지어 등원을 거부해도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아예 듣질 않는다. 이달 말께 전국 교육의원들을 한데 모아 교육자치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교육위원장직을 내놓으라는 교육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심지어 전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교육관련 조례안을 교육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등 극약처방까지 검토하고 있어 상황은 당분간 계속 악화할 전망이다.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파행사태가 발생한 5개 지역 가운데 4곳이 진보교육감 당선 지역인 점에 비춰 진보교육감들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예산이 동원되는 사업은 예외 없이 시도 의회 교육위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식물 위원회 상태가 계속된다면 진보교육감들은 손발이 묶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해당 시도 교육청 관계자들은 당장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서도 파행이 장기화해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교육청 이권영 기획예산담당관은 “서울은 추경 편성이 이미 끝났기에 당장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내년도 본예산을 수립하는 11월 이후까지 파행이 계속될 경우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의원과 일반의원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어진 탓에 등원거부 사태가 해결돼도 민감한 쟁점에서 합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시작부터 삐걱거리면 끝도 좋지 않은 법”이라”며 “이미 교육의원과 일반 시도 의원 사이의 신뢰가 사라진 상황이라 4년 임기 내내 갈등이 초래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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