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이 바뀐다] (하)교과부·교육청 동상이몽

[교육현장이 바뀐다] (하)교과부·교육청 동상이몽

입력 2010-06-07 00:00
수정 2010-06-0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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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고 추가지정 힘겨루기

이명박 정권 초기 광우병 관련 촛불시위로 정국이 혼란한 가운데에도 교육정책은 착착 진행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제1차관은 이 대통령 후보 시절 교육 공약을 총괄했고, 인수위원회 사회교육문화분과 간사와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을 거쳤다. 촛불정국 이후 2008년 6월 청와대 수석이 총사퇴를 할 때에도 이 차관만 자리를 유지했다. 이처럼 일관된 인사정책 결과 나온 정부의 교육정책은 ▲자율형사립고·마이스터고 등 고교 다양화 300 ▲영어 공교육 강화 ▲대입 자율화 ▲학업성취도 평가·수능성적 공개 등으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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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이런 정책들을 한꺼번에 “MB의 특권교육”이라고 불렀다. 그가 추진하는 정책 중에는 수월성을 강조한 정부의 정책과 대척점에 있는 정책이 많다. ▲임기 중 서울형 혁신학교 300개 설립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교육감 협의회를 통한 대학교육협의회와의 대입정책 조율 창구 마련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실천 단계로 옮겨갈 즈음에 곽 당선자를 비롯한 진보 교육감 6명이 당선되면서 교육정책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교과부가 실현 로드맵까지 완성된 정책들을 무르기도, 민의(民意)가 반영된 진보 교육감이 공약 이행을 시도하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진보 교육감의 임기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법적인 정당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안부터 충돌이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법률적 근거 없이 교과부 장관 훈령에 따라 강행하려던 교원능력평가제에 대해 곽 당선자는 “교과부의 교원평가제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동료교사·학부모 중심 평가를 학생 중심의 만족도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교육감 체제가 열리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교과부 지침과는 다른 형태의 교원평가제가 실시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교장평가제와 관련, 곽 당선자는 교장 자격증을 가진 교원으로 자격을 제한한 교과부 지침과 달리 평교사에게도 교장 공모 자격을 주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교원평가제·교장공모제 방식·민주노동당 가입 혐의로 기소된 교사에 대한 징계 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교육 현장에서 교과부와 교육청의 대결이 나타날 조짐이다.

교과부와 진보 교육감 당선자가 가장 극명하게 이견을 보이는 부분은 자율형사립고 추가 지정과 관련해 나타났다. 교과부는 올해 전국적으로 자율형사립고와 공립고를 각각 50개씩으로 늘리고, 내년에 각각 75개씩, 이듬해에는 100개씩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곽 당선자와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자율형사립고 전환 움직임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시 위주 교육을 하는 자율고 정책에 반대한다.”고 선언한 진보 교육감 산하에 들어가는 학교가 전국 학교의 52%에 달하기 때문이다. 곽 당선자는 또 “자율고 입학요건 가운데 내신 성적 50% 이상의 조건을 없애고, 100% 추첨으로 신입생을 뽑겠다.”고 밝힌 바 있어 자율고의 매력이 상쇄될 것으로 점쳐진다.

교과부와 교육청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교육계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주체들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인권조례 제정 움직임에 따라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인지는 가장 주목되는 대목이다.교과부가 그동안 교육 주체이면서도 소외받아 온 학부모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정책을 펴 왔다면, 진보 교육감들은 학생 스스로의 목소리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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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0-06-0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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