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부정부패 척결”…아로요 정조준?

아키노 “부정부패 척결”…아로요 정조준?

입력 2010-05-12 00:00
수정 2010-05-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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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된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50.자유당) 상원의원이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강도높은 의지를 밝혔다.

 아키노 상원의원은 11일 대선 승리후 처음으로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부정부패 척결을 국정의 제1목표로 설정하겠다면서 ”나는 정부내의 도둑들을 체포할 것이다.우리는 선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신문들이 12일 보도했다.

 아키노 상원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부정부패 척결 대상에는 예외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자 글로리아 아로요 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것이라고 현지 정치분석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 정권은 필리핀 국민에게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으로 각인돼 있으며,아로요 정부의 각료들은 물론 대통령 자신도 수많은 부패 스캔들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 결과도 아로요 정권의 부정부패와 실정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는 게 현지 정치학자 및 선거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억명 가까운 인구 가운데 3분의 1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할 정도로 빈부격차가 극심한 필리핀에서는 부정부패가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필리핀 국민이 이번 대선에서 아키노 상원의원에게 표를 몰아준 가장 중요한 이유도 그의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 때문이라는 게 정치분석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아키노 상원의원이 집권후 부정부패를 제대로 척결할 수 있을지,특히 아로요 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사정의 칼날’을 예외없이 들이댈지에 대해선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필리핀 대학의 알렉스 브릴란테스 교수는 ”아키노 상원의원은 매우 인기가 높다“면서 부정부패를 바라는 필리핀 국민의 지원을 바탕으로 아로요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상당수의 정치분석가들은 아로요 대통령을 사정의 대상에 포함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행정부는 물론 사법부,정치권은 물론 군대에도 막강한 인맥을 구축해 놓고 있는 아로요 대통령은 이번 3대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신분으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고향인 팜팡가에서 하원의원 후보로 등록해 큰 무난히 당선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퇴임후 곧바로 하원의원이 되는 유례없는 시도에 대해 필리핀의 정치분석가들은 ‘예견되는 사정의 칼날’을 막기위해 의회내에 방패를 만들어 놓으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키노 상원의원이 집권후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서 신구정권 및 신구세력간에 치열한 권력투쟁이 예상되며,나아가 물리적 출동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필리핀을 20여년간 통치한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가문은 이번 선거에서 주지사,상원의원,하원의원 당선자를 배출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마르코스의 부인인 이멜다(80) 여사는 마르코스 가문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있는 북부 일리코스주에서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또 아들 마르코스 2세(봉봉.52)는 12명을 선출하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사실상 당선됐으며,일리코스주 주지사에 도전장을 던진 마르코스의 장녀 아이미(56)도 당선이 확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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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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