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여 취중고백’ 내부고발 보호대상?

‘뇌물공여 취중고백’ 내부고발 보호대상?

입력 2010-01-25 00:00
수정 2010-01-2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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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장학사에게 돈을 건네 승진한 사실을 ‘취중 고백’한 또 다른 장학사를 내부고발자로 간주해 ‘보호’해야 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5일 서울서부지검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008년 장학사 승진시험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대가로 2천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시교육청 소속 임모(50) 장학사와 시험 당시 중학교 교사였던 A(50.여) 장학사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오로지 둘만 아는 비밀이었던 ‘교직 매매’ 사실이 들통난 것은 A씨가 술에 취해 돌발적으로 자신이 연루된 범법 행위를 털어놨기 때문이다.

작년 12월3일 밤, 술을 나눠마신 끝에 벌어진 두 사람의 다툼은 A씨가 자신의 하이힐로 임씨의 머리를 마구 때릴 정도로 험악하게 변했고, 경찰서에 가서도 화가 풀리지 않은 A씨는 결국 1년여 전에 벌어진 ‘교직 매매’ 사실을 폭로했다.

임씨는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돼 지난 12일 구속됐지만, 뇌물을 공여한 A씨는 최근까지도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교육청에 출근하다 최근 언론을 통해 사건이 알려진 뒤에야 병가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작 이 사건으로 깊은 고민에 빠진 것은 서울시교육청.

2천만 원이라는 뇌물을 건넸다고 사실상 자백한 A씨를 증뢰 등의 혐의로 처벌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심각한 범죄 혐의를 받게 되면 해당 기관은 검찰의 구속 또는 기소, 법원의 유ㆍ무죄 판결과 관계없이 일단 직위해제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A씨가 본인은 물론 다른 공무원 범죄행위를 폭로한 만큼 ‘취중 진담’이었다고 해도 내부고발자로 보호받을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부패방지법 62조는 직무와 관련한 공직자의 범죄 또는 부패행위를 신고한 경우 누구든지 소속기관, 단체, 기업 등으로부터 징계 조치 등 어떠한 신분상의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에서의 차별을 받지 않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동법 66조 역시 신고 행위 때문에 신고자 자신의 범죄가 드러나도, 신고자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고 공공기관의 징계 처분에 대해서도 같은 규정을 준용토록 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A장학사의 행위는 내부고발로 보호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어 감사실에 (어떻게 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를) 자세히 검토해보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며 “아직 직위해제 등의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교육청이 ‘제 식구 감싸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뇌물을 주고받은 당사자가 서로 다투다 술김에, 그리고 홧김에 범죄사실을 털어놨다면 내부고발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들거니와 길거리에서 술 취해 치고받는 추태를 부린 행위만 해도 ‘공무원의 품위 손상’에 해당한다. 인사권자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직위해제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사는 작년 12월초 재산 신고 과정에서 14억 원을 누락한 사실이 드러난 모 간부에 대해 시교육청이 징계도 내리지 않고 강남지역 모 고교 교장으로 발령낸 점을 들며 “자의적 행정처벌과 징계가 도를 넘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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