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와 인도, 운전자 및 차량에 관한 규제를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이 올해 안에 대거 손질될 전망이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개정안 중에는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지나친 규제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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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현재 개정안은 정부가 제출한 1건과 의원입법안 64건이 국회에 계류 또는 발의돼 있는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정 법안에 대해 이처럼 많은 개정안이 한꺼번에 논의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생활과 밀접하고 많은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정부안은 운전면허증 미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폐지하고 지나친 차량 선팅, 고속도로 고장시 후방 삼각대 미설치, 적성검사 미필기간 경과 등 기존에 벌점과 범칙금이 부과되던 행정 형벌을 단순 과태료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의원 발의안 가운데 과도하게 규제하거나 시의에 편승하거나, 특정집단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는 개정안이 많아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도한 규제의 대표적인 것이 음주운전 적발기준을 0.03%로 낮추는 안이다. 하지만 이 정도 수치의 음주라면 정상적인 운전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음주로 인한 신체적 변화는 0.05%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적정하다는 의학·사회학적 분석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운전 중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브로드캐스팅) 시청과 흡연 금지를 담은 개정안도 사문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DMB 시청을 금지하면서 내비게이션 이용시에만 예외를 두도록 했는데 이를 어떻게 단속하느냐.”면서 “현실적으로 단속이 어려운 만큼 홍보와 계도가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라고 밝혔다.
난폭운전이나 폭주족들의 운전행위에 대해서는 운전자뿐 아니라 탑승자에게도 운전면허 정지·취소 처분을 내리도록 하는 안도 마찬가지다. 법조계 관계자는 “직접 행위자가 아닌데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일부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논란을 낳는 법안도 있다.
택시의 버스전용차로 통행을 허용하는 안을 들 수 있다. 교통흐름상 전용차로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를 허용할 경우 장애인 차량과 관광용 차량까지 허용해야 하는 등 대중교통 체계를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장내기능시험을 없애고 전문학원의 학과시험을 실시하는 운전면허 간소화안의 경우 전문학원들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고, 안전사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반면 혈액공급 차량을 긴급차량으로 규정하는 안, 눈·안개 등 상황에서 점등하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안, 녹색어머니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안, 공원이나 게이트볼장 근처를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안 등은 경찰 내부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