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비장애인 한데 어울리는 마당 마련”

“장애인·비장애인 한데 어울리는 마당 마련”

입력 2009-06-18 00:00
수정 2009-06-1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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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로 청각장애아에 희망 심어주는 최중구 관장

17일 오후 서울 상도동 상도태권도장. 품새를 익히는 아이들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힌다. 이상하다. 여느 도장처럼 우렁찬 기합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이들의 자세와 동작을 고쳐주고 있는 최중구(38) 관장은 이따금 능숙한 수화로 아이에게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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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최중구 관장이 서울 상도동에 있는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청각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통합반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17일 최중구 관장이 서울 상도동에 있는 자신의 태권도장에서 청각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통합반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최 관장은 2002년 도장을 연 이래 7년째 청각장애아를 대상으로 태권도를 가르쳐주고 있다. 인근 농아학교인 서울삼성학교 교사들이 학생 지도를 부탁해 오면서 인연을 맺었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학원비를 일절 받지 않다가 정부보조금이 지원되기 시작한 뒤 달마다 5만원만 받는다. 현재 13명의 청각장애아가 도장에서 수련을 한다.

청각장애아에게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최 관장은 “의사소통이 안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진도가 늦고, 장애가 없는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청각장애아와 비장애아를 섞어서 가르친다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최 관장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이 그들을 잘 모른다는 편견이 있어 끼리끼리 어울리고 폐쇄적·소극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다.”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울리는 마당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수화를 배웠다. 비장애 수련생들도 이달부터 삼성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수화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최 관장은 “올해 들어 국기원에서 1품을 딴 청각 장애아에게 사범 자격을 주고, 7~8년 수련한 선수부 중·고생들도 장애아를 직접 가르치게 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국기(國技)이자 세계적인 스포츠인 태권도가 교육수단을 넘어 청각장애인들에게 취업의 문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대부분의 청각장애인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나 장애인 지도자를 키워내는 것이 마지막 꿈”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2009-06-1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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