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내신 나쁘면 응시못해

서울 자사고 내신 나쁘면 응시못해

입력 2009-06-06 00:00
수정 2009-06-06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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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생기는 자율형 사립고에 입학하려면 내신성적이 좋아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선지원 후추첨’으로 선발하기로 한 자율형 사립고 학생선발 방식에 내신반영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발경쟁이 아닌 교육경쟁을 기본원칙으로 하겠다는 교과부의 당초 방침은 무색하게 됐다. 게다가 이번 방침으로 자율형 사립고 입시가 사교육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5일 “지난달 말 서울 지역 자율형 사립고 공모 절차를 마친 서울시교육청과 학생선발방식 등 학교 지정을 위한 사전협의 절차에 들어갔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서울은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50~100% 안의 범위에서 응시자격 기준을 학교별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비수도권 지역은 교육청이 알아서 내신성적 기준 등을 결정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초 교과부는 서울 등 평준화지역은 추첨 등의 방식으로, 비평준화지역은 학교장이 필기고사 외의 방법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했었다.

교과부가 서울지역 학생선발 방식에 내신성적 반영방식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로 한 것은 자사고 전환을 하려는 사립학교들의 요구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교과부는 자사고 운영방침을 발표하면서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선발경쟁이 아닌 교육경쟁을 실시하도록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정부 방침대로 수업료 및 입학금 총액의 5% 이상을 법인전입금으로 내면서도 우수한 학생을 선발할 수 없다면 자사고 전환을 할 이유가 없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서 파악한 자사고 전환 의사가 있는 고교는 모두 67개교였으나 지난달 29일 공모결과 33개교만 응모했다.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원하는 이 학교들은 우수학생 선발과 선발의 편의성 등을 감안, 내신성적 상위 50% 이내 학생에게만 지원자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외국어고, 과학고 진학을 위한 기존 사교육에다 자율형 사립고 진학을 위한 경쟁까지 추가돼 중학생들의 사교육 열풍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교조 관계자는 “내신성적 기준을 제시하기 전에도 서류심사에서 생활기록부를 보게 돼 성적 중심으로 걸러질 게 확실했지만 이번에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제시함으로써 이같은 현상은 더 심해지게 됐다.”고 입시경쟁 가속화를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교과부는 자율형 사립고의 수업료 및 학교 운영비를 일반계 고교의 3배 이내로 제한한다고 하고 있으나 서울시교육청에서 지난 5월 학교장 자율로 수업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상태”라면서 “경제력 없는 학생들의 진학 가능성은 더욱 좁아졌다.”고 꼬집었다.

현재 일반고의 연간 수업료와 학교운영비는 180만원이다. 3배로 받을 경우 연간 540만원이 된다.

교과부는 이달 말까지 서울시교육청과의 사전협의 절차를 끝내고, 7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모두 30곳의 자율형 사립고 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자율형 사립고는 오는 11~12월에 신입생을 선발하고 내년 3월에 개교하게 된다. 자율형 사립고는 국민공통기본교과의 절반까지는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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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2009-06-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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