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배석판사 21일 ‘申 회의’

서울고법 배석판사 21일 ‘申 회의’

입력 2009-05-21 00:00
수정 2009-05-21 01: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국 고법 가운데 최대 규모인 서울고법 배석판사들이 판사회의를 열기로 해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고법이 지니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회의 결과의 파급력이 작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고법은 배석판사 105명 가운데 30명의 요구로 21일 오후 판사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잇따른 판사회의에도 거취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는 신 대법관은 서울고법 판사회의 소집이 거론되기 시작한 며칠 전부터 용퇴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대법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신 대법관이 이날 오후 6시쯤 퇴근길에 이례적으로 기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지만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목이 아파서…”라고만 했을 뿐 거취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서울고법의 배석판사들은 모두 경력 10년 이상으로 향후 10년 안에 법원 수뇌부로 자리잡을 중견판사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내리는 결론은 다른 단독판사회의와는 또 다른 무게감을 지니게 된다. 이들마저 신 대법관의 대법관 직무 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사퇴를 촉구한다면 신 대법관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서울고법과 중앙지법의 상징성을 감안할 때 서울고법에서도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은 결론이 나온다면 이후 침묵하는 법원은 사실상 서울고법과 의견이 같다고 보면 될 것”이라면서 “다른 법원들은 ‘서울고법에서 같은 결론을 냈으니 우리까지 굳이 입장을 밝힐 것은 없겠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법원, 특수법원, 고등법원 등 지금까지 판사회의가 열린 곳은 15곳이다. 판사회의 결과 신 대법관의 언행이 법관과 재판의 독립 침해 또는 간섭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신 대법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10개 법원에서 대법관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거나 신 대법관의 희생 또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머지 법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을 뿐이고, 신 대법관이 계속해서 대법관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결의는 한 곳도 없었다. 판사회의에는 ‘막내’ 격인 지법 배석판사에서부터 단독판사, 고법 배석판사까지 참석했다.

사태가 장기화되고 판사회의 기류가 예상보다 강경해지자 당초 신 대법관을 옹호하던 ‘시니어 판사’들이 신 대법관의 용단을 거론하기 시작한 것도 주목된다. 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막내부터 중견까지 모두 신 대법관의 용퇴를 촉구하는데 사실 이것이 국회의 탄핵소추보다 더 무서운 것 아니냐.”면서 “대법원 대 일선판사들의 대결구도처럼 비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신 대법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지혜 오이석기자 wisepen@seoul.co.kr



2009-05-21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동계올림픽 중계권의 JTBC 독점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폐막한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를 JTBC가 독점으로 방송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독점이어도 볼 사람은 본다.
2. 다양한 채널에서 중계를 했어야 했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