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성폭행 미수 사건은 진보진영으로선 ‘악재’다. ‘깨끗한 도덕성’을 먹고살아 온 진보단체의 이미지에 타격이 생겨서다. 시기도 안 좋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2년째를 맞아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워 가야 할 시점에 터진 성폭행 미수 사건으로 진보진영 전체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직의 건강성을 회복, 제대로 된 노동운동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문제를 안에서만 해결하려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민주노총뿐 아니라 진보진영, 나아가 사회 전체에서 자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성폭행 방지 시스템과 성인지적 교육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공금 유용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환경운동연합이 앞장서고 있다. 김춘이 환경련 국제연대 부장은 “우리도 지난 사건을 통해 시스템과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
성인지적 교육을 내부규정으로 만들었고 회계도 교육의 일부로 포함시켰다.”면서 “민노총뿐 아니라 진보진영에서 내부 시스템을 체계화할 수 있는 교육이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09-02-1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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