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1→苦1’ 우린 대입 실험대상일 뿐이고

‘高1→苦1’ 우린 대입 실험대상일 뿐이고

입력 2008-12-06 00:00
수정 2008-12-0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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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예고 없이 ‘입시 마루타’로 전락했습니다.”J고 1학년 최모(16)군은 고개를 숙였다.억울하고 불안하고 무섭다고 했다.“내신 1.1등급 선배가 떨어져 우는 걸 제 눈으로 봤습니다.”목소리가 낮았다.“아무도 왜 떨어졌는지 설명해 주지 못 했어요.선생님들도 부모님도…”최군은 말끝을 흐렸다.현재 일반고 최상위권에 있는 최군이지만 2011학년도 입시를 장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2011학년도는 대학 입시가 처음으로 자율화된다.“지금도 이런데 그때는 어떻게 변할까요.”

본고사 금지,고교등급제 금지,기여입학제 금지 등 이른바 ‘3불(不) 정책’의 빗장이 서서히 풀리면서 2011학년도 대입을 치를 고1 학생들이 혼란에 빠졌다.“3불 정책 폐지는 절대 없다.”는 말만 듣고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학생들이다.그러나 불과 1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고려대 수시모집 이후 고교등급제 적용 의혹은 커질 대로 커졌다.

일부 사립대들은 노골적으로 본고사형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대학교육협의회는 올 초까지도 “대입 자율화가 이뤄져도 고교등급제는 실시하지 않는다.”고 했다.또 “논술 가이드라인을 폐지해도 본고사형 문제를 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현실은 달랐고 급기야 대교협도 “3불 정책을 폐지해도 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2011학년도부터는 대학들이 모두 고교등급제를 적용하거나 본고사형 문제를 내도 제동을 걸 방법이 없다.기여입학제 문제도 이때쯤되면 본격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고 1 학생들은 “왜 하필이면 우리가 대학 갈 때 이런 변화가 시작되느냐.”고 아우성이다.한 입시 전문가는 “자칫 ‘이해찬 세대’ 논란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J여고 김모양은 “대입이 특목고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열심히 내신 올려봐야 뭐하겠느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면서 “내신 관리한다고 일반고를 선택했던 게 후회스럽다.”고 덧붙였다.K고 한모군도 “고교등급제,본고사형 논술을 안 한다고 해놓고는 이제 와서 이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다.“2011년이면 대학들이 대놓고 3불을 무시할 텐데 우리만 곤란하게 됐다.”고도 했다.

J고교 1학년 부장 전모 교사는 “학교정보 알리미 제도까지 시작되면서 등급제는 더 가속화될 텐데 대입자율화가 시작되면 고교등급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율화는 개성과 특색에 맞게 학생을 뽑으라는 말이지 3불을 흔들라는 말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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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08-12-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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