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남편·딸 잃고 남은 아들마저…” 애절한 사연

“작년 남편·딸 잃고 남은 아들마저…” 애절한 사연

장형우 기자
입력 2008-08-21 00:00
수정 2008-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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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각오하고 불 속으로 뛰어들지만, 이렇게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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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로 순직한 고 변재우(사진 맨 오른쪽) 소방사의 어머니 최매자씨가 신촌 연세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서 오열하고 있다. 왼쪽 영정은 조기현 소방장, 가운데는 김규재 소방장.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20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로 순직한 고 변재우(사진 맨 오른쪽) 소방사의 어머니 최매자씨가 신촌 연세세브란스 병원 영안실에 차려진 합동분향소에서 오열하고 있다. 왼쪽 영정은 조기현 소방장, 가운데는 김규재 소방장.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20일 서울 은평구 나이트클럽 화재 현장에 생존자를 찾으러 들어갔다 순직한 세 소방관의 빈소에는 유족들의 통곡과 동료 소방관들의 눈물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남편과 딸을 잃고 마지막 남은 외아들 변재우(34) 소방사마저 저세상으로 보낸 최매자(67·여)씨는 “지난 주말에 부산에 있는 애인도 만나고 온 재우가 ‘엄마 잘 갔다 올게요.’라며 나갔는데, 이러니 누가 소방관에게 딸을 주겠냐.”며 오열했다. 변 소방사와 함께 2006년 공채로 임용돼 같은 방을 쓰며 기초교육을 받았던 서병찬(29) 소방사는 “재우형이 비록 늦은 나이에 임용됐지만 어린 동생들에게 늘 친절한 사람이었다.”면서 “소방관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며 불 속으로 뛰어들지만, 막상 이런 일이 생기니 믿을 수 없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형제 소방관으로 난 키우기를 즐기고 동료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로 존경을 한몸에 받았던 조기현(45) 소방장의 형 조민우(49·소방관)씨는 “정신이 하나도 없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비통해했다. 동료 민진기 소방사는 “오늘이 적금만기일이라고 며칠 전부터 자랑하고 다녔다.”면서 “언제나 화재진압의 선두에 섰던 선배가 이렇게 가다니….”라며 안타까워했다.

13살,11살 아들을 두고 목숨을 잃은 김규재(41) 소방장의 부인 문은실(40)씨는 “아이들에게 사고가 났다는 말만 하고 아빠가 죽었다는 얘기를 못했는데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세 소방관과 함께 근무했던 최종석(46) 소방장은 “비번인 날에는 같이 낚시도 갈 만큼 우애가 좋은 사람들이었다.”면서 “그들은 화재진압 전문가들이라고 불릴 만큼 훌륭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1991년과 1993년에 임용된 조 소방장과 김 소방장은 각각 서울특별시장 표창과 소방방재청장 표창을 받을 정도로 사명감이 투철했던 소방관이었다. 또 팀의 막내로 궂은 일을 도맡아했던 변 소방사는 임상병리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2년 동안 소방관을 준비해 지난해 임용된 ‘신참’이어서 지인들은 “꿈도 펼쳐보지 못하고 떠났다.”며 안타까워했다. 소방방재청은 순직한 세 소방관을 일계급 특진조치했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키로 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08-08-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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