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를 꿈꾸다 중도 포기한 사람들 슬·픈·올·림·픽

국가대표를 꿈꾸다 중도 포기한 사람들 슬·픈·올·림·픽

이경원 기자
입력 2008-08-18 00:00
수정 2008-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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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20)는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05년 야구를 그만뒀다. 몸이 아파 더 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된 탓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한 A씨는 학교수업을 들어본 적이 별로 없다. 운동을 그만둔 A씨가 할 수 있는 일은 드물었다.“배운 게 있어야죠. 단란주점 등을 전전하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운동부 중도포기에 따라붙는 ‘학력미달자’ 꼬리표

연일 베이징에서 들려오는 ‘금빛 낭보’에 전국이 들썩거린다. 하지만 올림픽을 바라보는 것조차 힘겨운 사람들이 있다. 어린 시절 국가대표를 꿈꾸며 운동에 모든 것을 바쳤다가 중도에 운동을 그만둔 선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운동에서 손을 떼는 순간 ‘패배자’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A씨는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고 운동을 시작하지만 운동을 포기하면 남는 것은 ‘학력 미달자’란 꼬리표뿐”이라며 씁쓸해 했다.

이들에게 ‘올림픽 금메달’은 수많은 운동부 학생들의 눈물이 고스란히 서려있는 ‘핏빛 금메달’이다. 대회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엘리트 체육의 후광에 힘입어 승승장구하지만 그러지 못한 학생들은 ‘교육’이라는 인생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 자율화 조치로 ‘수업권 침해 지도’ 어려워

물론 운동부 학생들도 교육받을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현행 교육과학기술부 지침상 ‘한 학기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4일 이상 합숙은 금지’라고 규정돼 있어 운동부 학생들은 이때를 빼고 얼마든지 수업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운동부 학부모 B(48)씨는 “수업은커녕 하루 종일 학교 합숙소에 있다가 토요일 하루 집에 오는 게 전부”라면서 “운동부 성적이 학교의 명예와 직결되기 때문에 학교장도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이 학생의 경기 출전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에 감독에게 밉보이면 아이의 운동 인생은 끝이며, 민원제기라도 했다는 소문이 돌면 감독끼리 네트워크가 있어 전학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4·15 학교 자율화 조치로 ‘학교체육기본방향지침’이 폐지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과거에는 교육청이 현장 지도를 통해 이를 직접 통제할 근거가 있었지만, 지침 폐지 이후에는 학교장 재량으로 넘어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자율화 조치 이후 현장지도가 불가능해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안내서만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명백한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교육 당국이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권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지도로 엘리트 체육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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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2008-08-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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